세계인 안경 닦는 대구 ‘스타기업’…매출 90% 美日獨 등 수출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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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8 07:40  |  수정 2017-02-28 07:41  |  발행일 2017-02-28 제12면
■ 초극세사 렌즈 클리너 제조…대구 봉무동 ‘CMA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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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글로벌 1층에 위치한 ‘갤러리 M’에서는 CMA글로벌의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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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글로벌의 초극세사 안경클리너와 안경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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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글로벌의 김영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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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구 봉무동에 위치한 CMA글로벌의 전경.

안경을 쓰는 사람에게도 ‘안경닦이(렌즈클리너)’는 필수품이 아니다. 급하면 옷으로라도 닦을 수 있다. 안경점에서 안경닦이를 무료로 얻을 수도 있다. 안경닦이를 평소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라도, 안경닦이가 촌스러운 색깔에 커다란 글씨로 ‘○○안경점’이라고 쓰여 있으면 급히 안경만 닦고 가방에 집어넣게 된다.

이런 안경닦이에 명화인 클림트의 ‘키스’가 그려져있다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있다면 어떨까? 안경닦이로도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안경닦이를 품질과 디자인 측면에서 예술에 가까운 수준으로 만들어 가는 지역 기업이 있다.

대구시 동구 봉무동에 위치한 <주>CMA글로벌은 자체 디자인과 명화를 활용해 초극세사 안경닦이, 즉 ‘렌즈클리너’를 만들고 있다. 각종 명품회사와 안경업체들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렌즈클리너를 넘어 초극세사를 이용한 각종 팬시제품까지 제작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스타기업에서 월드기업으로

CMA글로벌은 초극세사 렌즈클리너를 제조하는 회사로, 2010년 법인을 설립했다. CMA글로벌은 법인 설립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대구시 스타기업에 선정됐으며 이후 대구테크노파크에서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 지원 및 해외인증, 해외박람회 참가, 신규 바이어 발굴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아 성장해왔다.


세계명화 프린팅해 호평
올 매출 200억 달성 목표

제작 전공정 한곳서 작업
수시로 품질 확인도 가능

창의적인 사옥공간 구성
갤러리 연상되는 전시장
바이어 위해 찜질방 마련

초극세사 ‘클리너’ 넘어
팬시 제품으로 영역 확장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에서 판매되는 것이 전체 매출액의 90%를 차지한다. 올해는 매출액 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 CMA글로벌이 인정받는 이유는 제품 제작의 전 과정이 한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봉무동 사옥에서 제직부터 피치(초극세사의 표면을 부드럽게 가공하는 과정)공정, 재단, 전사, 봉제, 포장에 이르는 모든 단계가 이뤄진다. 때문에 철저한 품질관리를 할 수 있다.

강지성 해외영업부 부장은 “프린팅을 위해 사용되는 잉크마저도 꼼꼼하게 따지는 일본 바이어들도 공정과정을 보고 깜짝 놀란다”며 “모든 공정이 한 곳에서 이뤄지니 수시로 제품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어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창의력을 자극하는 분위기

CMA글로벌은 초극세사 렌즈클리너를 판매하며 생긴 자신감으로 초극세사를 활용한 안경케이스, 안경주머니, 파우치, 무릎담요, 마우스·데스크패드 등 각종 팬시제품도 제작하고 있다. 그중에 눈길을 끈 것은 초극세사 스티커, ‘스틱클린’이다. 휴대폰에 스티커처럼 붙였다 액정이 더러워지면 스틱클린을 떼어내 액정을 닦고 다시 붙일 수 있다. 한 번 붙이면 3개월 정도 접착력을 유지한다. 항균과 클리너의 기능이 뛰어난 초극세사의 특징을 이용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CMA글로벌은 이런 아이디어 상품을 포함해 100여 개의 제품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은 CMA글로벌이 ‘창의력’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7층 규모의 사옥 곳곳에는 창의력을 자극하는 공간들도 있다. 모두 일반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시설들이다.

1층엔 ‘갤러리 M’이 있다. CMA글로벌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을 전시해놓은 공간이다. CMA글로벌 제품들이 명화를 이용한 경우가 많아 실제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을 준다. 해당 공간은 고객들이 방문해 둘러보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직원들도 업무 짬짬이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다.

6층엔 와인바와 게스트 하우스, 노래방, 찜질방 등이 있다. 해외바이어가 방문했을 때 좀 더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배려해 만든 공간이다. 바이어가 없을 땐 직원들도 애용한다.

장석봉 시장개발팀 팀장은 “찜질방에서 회의를 해보자는 이야기도 나왔다”며 “이런 시설들을 이용해서 재충전을 하고 다시 업무에 몰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라이프스타일형 기업으로

CMA글로벌의 클리너 제품들은 해외 명품, 카메라, 자동차 업체 등에 OEM(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 방식으로 판매된다. 2년 전부턴 일반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자체 브랜드 ‘이즈모’를 만들었다. 덕분에 온라인을 통해 해당 업체의 다양한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CMA글로벌은 렌즈클리너에 적용해온 디자인 실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패셔너블한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김영선 대표는 1년에 적어도 30회 이상 국내외 출장을 나간다.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그들이 어떤 제품과 디자인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해외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접하고 공부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에 대해 알고, 디자인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것이 더 좋은 제품을 위한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또 “기업활동은 하나의 사회활동”이라며 “일하는 직원들도 행복하고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행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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