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금속 우레탄 트랙 새 학기에도 마주해야 하나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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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7   |  발행일 2017-02-27 제31면   |  수정 2017-02-27

지난해 중금속이 검출된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교체작업이 늦어지면서 새 학기에도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이철규 의원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중금속 오염 초·중·고 우레탄 트랙 현황에 따르면 교체 대상 전국 1천745개 학교 중 1월 말 기준 교체를 완료한 학교는 16.7%인 291개 학교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교체공사를 시작도 못한 학교가 전체의 68%인 1천187개교에 이르고, 이 중 487개교는 설계·입찰 등 기본적인 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 중금속 우레탄 트랙 교체 대상 학교가 96곳에 이르지만 공사를 마친 학교는 한 곳도 없다. 대구시교육청은 우선 마사토로 교체 예정인 26개 학교 중 21개교만 이달 말까지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교체사업 대상 학교가 126개교에 달하는 경북지역도 우레탄 대신 마사토 설치를 희망한 5개교만 공사를 완료했을 뿐 나머지 121개 학교는 첫 삽도 뜨지 못한 실정이다. 앞서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6월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134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중금속 유해물질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70%가 넘는 96개교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이 검출됐다. 경북지역 역시 조사 대상 180개교 가운데 129개 학교에서 기준치를 넘는 납 등 중금속이 나와 학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대구시교육청은 강화된 KS기준에 따라 우레탄 트랙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착공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업자들이 강화된 기준에 맞는 우레탄 제품을 조달청에 아직 등록하지 않아 물품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교육청은 2학기가 시작되는 9월 전에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당분간 체육활동 제약과 중금속 우려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중금속 노출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장기간 접촉하면 인지기능과 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혈중 납 농도가 높으면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과잉행동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어 한창 두뇌가 발달하는 어린이나 청소년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 같은 폐해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정부와 교육당국이 납 범벅 우레탄 트랙을 장기간 방치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이 위협받지 않도록 관계당국과 교육청은 신속하게 공사 절차를 밟아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학교마다 사정이야 있겠지만 이왕이면 아이들의 정서에도 도움이 되는 마사토나 천연잔디 등 친환경 자재로 교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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