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메가트렌드 읽기 .62] 인공지능시대의 예술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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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7   |  발행일 2017-02-27 제29면   |  수정 2017-02-27
음악·그림 작업·슬픈 詩…예술을 넘보는 AI
20170227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듀엣(AI Duet)’이 인간의 연주에 맞춰 멜로디를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 진코건의 큐비스트 미러. 작업으로 칸딘스키화된 team VOID 2인 (왼쪽부터). <출처: 유튜브 갈무리, http://blog.lgcns.com/1320 [Creative and Smart! LG CNS]>

오늘날 급진전한 첨단기술은 창의성과 감각적 경험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체스 바둑을 두는 것을 넘어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쓰며 인간과 음악을 함께 만드는 단계에 이르렀다. 예술 창조가 더 이상 인간만의 독점물이 아닌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세계를 변화시켜온 최고의 IT 전문가들이 예술 작품을 만드는 지능형 기계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도 키우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구글은 음악을 연주하는 피아노 봇(piano bot) ‘인공지능 듀엣(AI Duet)’을 공개했다.

구글은 인공지능 듀엣에 인공신경망을 활용한 기계 학습 기술인 딥러닝을 활용했다. 인공지능 듀엣은 인간이 연주한 음악을 컴퓨터 키보드를 통해 입력받은 뒤 딥러닝을 사용해 연주법을 훈련, 멜로디와 리듬 패턴을 익히고 스스로 멜로디를 만들 수 있다. 사람이 먼저 멜로디를 연주하면 그에 맞춰 인공지능 듀엣이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구글, 연주하는 ‘피아노 봇’ 공개
바흐·비틀스 영감받아 음악 제작

3차원 가상공간 속 창작 페인팅
저렴한 비용에 혁신적 작품 창조



구글은 인공지능 듀엣 외에도 드럼을 연주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이미지를 인식하는 기술도 개발하는 중이다. 또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고흐의 작품을 따라 그리도록 한 적도 있으며,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은 지난해 2월 샌프란시스코 미술 경매소에서 판매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구글은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겠다는 ‘마젠타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듀엣’ 등의 개발은 그 연장선상이다. ‘마젠타’는 머신러닝을 사용하여 음악과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크라우드 소스 방식의 연구 프로젝트이다. 마젠타는 코딩이나 인공지능에 대한 경험이 없는 아티스트들이 이 도구를 사용하여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젠타는 인간 예술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계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다른 많은 유사한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자들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하여 인공지능이 바흐나 비틀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음악을 만들거나 슬픈 시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의 진화에 힘입어 예술가들은 더 이상 페인트, 스텐실, 조각과 같은 전통적인 도구의 제한을 받지 않게 되었다. 3D 프린팅, 가상현실,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예술적 매체는 예술가들에게 예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자기표현의 형태를 제공하고 있다.

가상현실은 예술가들에게 가상공간에서 예술을 창조할 수 있도록 한다. 3차원 가상현실 공간 속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인 구글의 틸트브러시는 예술적 배경이나 경험에 관계없이 사용자가 3차원 가상공간에서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틸트브러시는 ‘페인팅의 새로운 시각’이며 예술 작품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3D 프린팅과 가상현실과 같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도구가 더 빠르고 저렴하며 접근이 쉬워짐에 따라 유명한 예술가 또는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더 자유롭게 창조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로봇 공학과 인공 지능의 발전이 예술가의 정의를 새롭게 쓰고 있다.

기술은 예술 창작을 위한 보다 접근하기 쉬운 도구일 뿐 아니라 예술 작품이 자금을 지원받고 판매되고 배포되는 과정도 가속화했다.

인터넷 시대에 예술가의 영향력은 갤러리 내에서만 물리적으로 제한되지 않아도 된다. 소셜미디어와 크라우드펀딩 캠페인과 같은 강력한 플랫폼을 통해 오늘날의 예술가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혁신적인 작품들을 전 세계에 판매할 수 있다.

상상력을 연출하는 것은 타고난 인간 행동이다. 우리 모두는 단어, 영상 또는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표현 매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창조의 가능성은 더욱 무한해진다.

이영란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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