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심장을 마주한 의사의 소회…김영조씨 ‘심장, 마음을 말하다’ 출간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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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7   |  발행일 2017-02-27 제22면   |  수정 2017-02-27
30여년 심장을 마주한 의사의 소회…김영조씨 ‘심장, 마음을 말하다’ 출간
30여년 심장을 마주한 의사의 소회…김영조씨 ‘심장, 마음을 말하다’ 출간
마음 심(心)을 다양한 주제와 방법으로 표현한 그림. <김영조 교수 제공>

30년 이상 심장전문의로 지낸 의사(김영조·사진)가 심장과 관련한 책 ‘심장, 마음을 말하다’(도서출판 두오)를 냈다.

제목에 심장이라는 단어가 있어 의학 서적처럼 보이지만 의학 서적이 아니다. 저자가 직접 그린 심장 그림과 그에 대한 느낌과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했다. 심장에 대한 지식 역시 빠지지 않고 담았다.

책은 심장을 이야기하지만 진짜 주제는 ‘마음 심(心)’이다. 저자는 의과대학을 다니던 초기에는 심장을 단순히 펌프 기능을 가진, 어른 주먹보다 조금 큰 장기로 바라봤다. 하지만 ‘상처받은 심장’ ‘부서진 심장’과 같은 시인들의 표현을 보면서 기계적 펌프 기능 외에 무엇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심장이 단순히 기계적 기관만이 아니라 우리의 정서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작은 기관이라는 것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심장은 잠시도 쉬지 않으면서 생명이 다하도록 뛰는 장엄한 엔진임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마음 심(心)’을 주제로 ‘특별한 심장’ ‘사노라면’ ‘늙고’ ‘병들고’ ‘떠나자’ 등 5개의 소제목으로 책을 구성했다. 심장의 탄생부터 삶 그리고 심장의 늙음과 병을 말한다. 또 떠나는 심장을 이야기한다.

‘병든 심장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면/ 심부전으로 호흡이 곤란해진다./ 대부분 치료를 하면 다시 안정된 상태로 되긴 하지만/ 치료해도 좋아지지 않는 순간엔/ 의사도 환자도 당황하게 마련./ 그럴 때 환자의 등을 쓸어내려 주고/ 부드럽게 토닥여 주는 것은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다.’ (Touch 중 일부) 병들어 가는 심장과 그것을 지켜보는 전문의의 고뇌가 담긴 글이다.

저자는 심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우리의 삶을 말한다. 저자는 우리와 늘 함께 뛰고 있는 심장이 결코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책에는 저자가 그린 68점의 심장 그림이 있다. 심장을 그렸지만 그림 안에는 책의 주제 ‘마음 심(心)’이 있다. 저자는 본래 ‘마음 심(心)’자가 심장의 구조를 보고 만든 상형문자라는 것에 착안해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평생 심장을 들여다보고 살았는데 심장을 통해 우리의 삶과 마음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마음 심(心)’ 그리기에 나섰다고 한다. 그림 속에 숨어 있는 ‘心’자를 찾는 재미도 제공한다.

저자는 현재 영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진짜 내 마음을 찾는 여정이 됐으면 좋겠다”며 “심장이 상해서 파업을 일으키지 않도록 지혜로운 생활이 우리 삶 주변에 늘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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