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工神으로 가는 비밀노트] 수학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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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7 07:40  |  수정 2017-02-27 07:40  |  발행일 2017-02-27 제15면
“수학은 논리적 사고 쌓아가는 과정
차근차근 더디게 가는 것이 더 낫다”
[工神으로 가는 비밀노트] 수학
김정석 대구 시지고 수학 교사

교과서는 모르는 지점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예제·연습·종합문제 모두 풀어봐야

김 교사는 “교과서만큼 개념이 기술되는 논리가 완벽한 교재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아예 교과서를 보지 않는 현실에 대해 “가장 기초적 내용이 담겨 있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제집을 푸니까 교과서를 보면 뒤처져 보인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많다. 교과서가 뒷전으로 밀려 있다”고 했다.

수학 교과서는 왜 읽어야 할까. 김 교사의 답은 명쾌하다. 그는 “교과서를 읽으면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이 모르는 지점이 어디인지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여러 가지 개념이 동시에 담겨있는 문제집에서는 모르는 지점을 놓치기 쉽다”고 했다.

교과서 활용법은 간단하다. 예제와 연습, 종합 문제를 싹 다 풀어보는 것이다. 수학에 자신이 없는 학생이라면 예제만 다 풀어도 된다. 풀다 보면 막히는 데가 있는데, 어떤 개념을 잘 몰라 그런 것이다. 그는 “교과서 문제 풀이를 하면서 찾아낸 모르는 개념을 한번 더 공부해 자기 것으로 만들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몇 년 전, 한 고2 여학생이 겨울방학을 앞두고 김 교사를 찾아와 “아무리 문제를 풀어도 수학 점수가 안 오른다”고 하소연했다. 당시 성적은 40~50점. 그때 김 교사가 교과서 활용법을 전했고, 그 학생은 고2 겨울방학과 봄방학 때 교과서 전체 문제를 풀었다. 김 교사는 매일 그 학생이 공부한 것을 검사했다. 수능시험에서 이 여학생의 성적은 90점대까지 올랐다.

그렇다고 수학 기본기가 없는 고교생이 중학교 교과서를 처음부터 훑어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고교 수험생활은 그 자체로 빠듯하다. 김 교사는 “중학교 교과서를 보다가 고교 진도를 놓치는 학생을 종종 봤다”면서 “수업을 따라오면서 모르는 것을 그때그때 중학교 교과서를 통해 점검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工神으로 가는 비밀노트] 수학
대구 시지고 김정석 수학 교사가 지난 21일 수학 수업을 하고 있다. 그는 “교과서에 있는 문제를 모두 풀어보면서 자신이 잘 모르는 개념과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집을 무작정 많이 풀기보다 제대로 한 권을 공부할 것”을 추천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수학, 학교 졸업만 하면 필요 없다. 돈 계산만 잘 하면 되지.”

학생들 사이에서 수학 과목은 저평가되기 일쑤다. 다른 과목보다 어렵기도 하지만 수학의 유용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학습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수학은 고민하는 과정이고 논리적 사고의 전개를 배우는 과목”이라면서 “대부분의 학생이 사교육 탓에 이러한 것을 미처 체험하지 못한 채 문제풀이 위주의 수학 공부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수학이 싫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정석 대구 시지고 수학 교사는 ‘보통 학생들도 따라갈 수 있는 현실적 수학 학습법’을 제시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김 교사는 “수학은 좀 더디게 가는 게 더 낫다”면서 “학교수업을 성실하게 따라가면서 방학 동안 한 학기 정도 선행학습만 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전, 시지고 인근 한 카페에서 김 교사를 만나 ‘보통 학생을 위한 수학 공부법’에 대해 들어봤다.


문제집은 한권이라도 제대로 풀어야…중위권은 학교 문제집만 완벽히 소화해도 충분

무턱대고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학생이 경쟁적으로 많은 문제집을 사들인다. 자신의 실력 대비 어려운 교재를 선호한 나머지 다 풀지도 못하는 문제집이 수두룩하다. 수학 실력이 현재 보통 수준이라면 학교수업과 학교에서 푸는 문제집만 소화해도 충분하다. 여력이 있는 학생이라면 딱 한 권 정도 개인적으로 풀어볼 것을 권한다. 학교에서 푸는 문제집이 어렵다면 이것보다 쉬운 것을 택하면 된다. 이때, 문제 수가 좀 적은 것을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기호와 공식이 빡빡한 교재를 보다 보면 흥미가 떨어져 포기하기 쉽다.

김 교사는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최상위권 학생 중에도 막상 수능 당일에 위축돼 터무니없는 점수가 나오는 경우가 적잖다”면서 “문제집 한 권을 스스로 풀고 나면 나도 모르게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자신의 공부습관에 따라 하루 10~20개를 매일 풀어야 수학에 대한 감각이 길러진다고 덧붙였다.


좋은 문제 풀면 수능시험 패턴 보여…고득점 학생 공통점은 ‘기출문제 꼼꼼히 풀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 기출문제를 챙겨야 한다. 기출문제를 보면 기출의 법칙을 엿볼 수 있다. 가령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학력평가자료실’이 있는데,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기출문제를 볼 수 있다. 수학 잘 하는 학생들의 공부 비법 중 ‘기출문제 꼼꼼히 풀기’가 빠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 교사는 “평가원 문제는 국내 최고의 수학 전문가들이 고민 끝에 만들었다. 여러가지 개념을 한 문제에 담아 출제하는 만큼 한 문제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풀면서 수학 공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행학습은 얼마나 해야 할까.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고교생들이 대부분이다. 돌아온 대답은 ‘한 학기 정도만’ 하라는 것이다. 과도한 선행학습을 하다 보면 문제풀이에만 집착해 어려운 문제에 대한 기피가 생기고, 실제 수능에서 낭패를 보는 일이 적잖다는 것. 선행학습을 기반으로 해 고득점을 올리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문제를 조금만 비틀어도 당황한다는 것이다.

그는 “선행학습이 과하면 오히려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저해할 수 있다. 개념은 물론 문제에 대해 여러 각도로 고민하는 시간 없이 선행에만 집중하다 보면 가장 집중해야 할 고3 때 성적에서 정체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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