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잠자는 모델하우스···분양가격 인상 ‘애물단지’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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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7   |  발행일 2017-02-27 제1면   |  수정 2017-02-27
대구 20여곳…개점휴업 수두룩
월세 3천만∼5천만원 꼬박꼬박
“건설사들 비용절감 방안 나서야”

대구시내 수십 곳에 달하는 견본주택(모델하우스)들이 건축 및 임대비용이 증가하면서 아파트 분양가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에 견본주택 전시장이 첫선을 보인 것은 1971년 서울 여의도에서 시범아파트가 분양되면서다. 대구에선 1970년대 후반 A주택이 견본주택 시대를 열었다. 이어 지역을 대표하는 청구·우방 등이 전국을 호령하면서 현대적인 견본주택을 선보였다.

한 원로 건축인은 “초기 견본주택은 현황판과 모형도만 전시하는 단순 기능을 수행하는 데 그쳤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아파트 인기가 높아지자 견본주택은 변신을 꾀했다. 완공 시점과 똑같은 모습의 구조와 인테리어가 도입된 것이다.

견본주택은 1990년 중반부터는 청약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부동산 강좌, 경품행사를 하면서 새 아파트 마케팅의 필수적인 수단으로 위상을 굳혔다. 대구에선 2013~2015년 주택경기가 호황을 맞으면서 견본주택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자 대구시내 20여 곳의 견본주택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올 들어 정부와 금융권의 중도금 및 잔금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건설사들이 아파트 신규 분양사업에 애를 먹고 있어 견본주택 전시장은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사업이 줄면서 단 한 차례도 견본주택을 선보이지 못하는 전시장이 수두룩하고, 분양할 때마다 최대 20억원에 달하는 건축비와 매월 3천만~5천만원에 이르는 임대료는 분양가 상승의 요인으로도 지목되고 있어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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