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속초 동명항 ‘봄 도다리 원투낚시’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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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4   |  발행일 2017-02-24 제38면   |  수정 2017-02-24
백사장서 긴 낚싯대 휘∼익…‘봄맛’ 도다리에 초릿대 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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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내항의 해경부두에서 낚은 도다리를 김환성씨가 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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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동명항 방파제에서 캐스팅을 하는 다이와 원투낚시 필드스태프 이현성씨. 도다리 시즌이 열린 초봄, 원투꾼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가을 전어와 대비되는 봄 생선이라면 단연 도다리다. ‘봄 도다리가 과연 맛이 있느냐?’ 하는 문제는 미식가들의 이야기고, 금어기(매년 12월1일~1월 말)가 풀리면 가장 먼저 바다의 봄을 알리는 게 바로 도다리낚시다. 도다리낚시는 남해(진해, 목포 등)에서 배를 타고 나가서 하는 게 가장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약간 색다른 도다리낚시다. 도다리낚시를 취재하기 위해 찾아간 곳은 강원도 속초의 동명항. 이번에는 백사장에서 즐기는 ‘도다리 원투낚시’다.

◆백사장에서 방파제로

지난 12일 오후 1시. 속초 동명항 회센터 뒤편 방파제 입구에 도착하자 김용태 스태프가 나를 맞이한다. 정현성·김용태 스태프와 초원투클럽 회원으로 구성된 9명의 출조팀은 전날부터 속초 일대를 돌아다니며 낚시를 하고 있었다.

“속초해수욕장·물치해변·외옹치항 쪽을 돌아다녔는데 그쪽에서는 도다리(문치가자미) 대신 작은 강도다리만 낚여서 동명항으로 이동했습니다.”

해수욕장을 점령한 강도다리는 최근 지자체에서 방류한 치어들이 자란 개체들이다. 그러나 아직 씨알이 15㎝ 정도라 낚시꾼들에게는 성가신 존재. 강풍과 만만찮은 꽃샘추위 또한 취재팀을 괴롭혔다. 이날 예보된 속초 지역의 풍속은 초속 16m. 이 정도면 낚싯대를 아예 접어야 할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조황을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바로 전날 도다리 2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고 한다. 동해중부권도 이제 막 시즌이 시작된 상태라 하루 조과가 낱마리 수준이다.

밤이 지나자 거세게 불던 바람이 잔다. 날씨가 맑아져 낚시하기가 한층 편해졌다. 그러나 아직 파도는 꽤 높다. 우리는 방파제 끄트머리 쪽으로는 가지 않고 내항과 인접한 곳에서 채비를 던져놓았다.

“엊저녁에는 약하지만 입질이 종종 들어왔습니다. 날이 밝으니까 조용해졌네요. 요즘 저녁 입질이 자주 들어오는 편인데, 낮 입질이 좋았던 작년과는 영 다릅니다.”

◆ 피크시즌을 향해

대표적인 바닥고기인 도다리는 원투낚시의 주요 대상어다. 생활낚시로 즐기는 원투낚시는 말할 것도 없고, 스포츠피싱으로 발전한 초원투 장르에서도 도다리의 위상은 높다. 일본에서는 도다리 원투낚시 토너먼트 대회도 매년 열리고 있다. 당연히 초원투클럽 회원들에게도 도다리 시즌은 반갑기 이를 데 없다. 4월 동해안 감성돔 낚시가 시작되기 전까지 손맛 갈증을 채워 주는 물고기가 바로 도다리다. 그러나 이날은 조용한 초릿대가 꾼들의 애를 태웠다. 낮에는 전날부터 조용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기대했던 저녁이 와도 입질이 없다. 결국 김환성씨가 낚싯대를 걷고 내항 쪽 해경부두로 자리를 옮겼다. 이런 상태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해경부두 쪽에서 도다리가 낚였다는 소식이 왔다.

“자리 옮길까? 계속 낚인다는데….”

이런 말이 오가고 있던 차에 백현열씨의 초릿대가 부르르 떨린다. 도다리 입질이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대보름 달빛을 받으며 준수한 씨알의 도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이 한 마리로 어느 정도 미련을 버릴 수 있었다. 이후 자리를 옮긴 내항 쪽에서도 2마리 정도의 도다리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동해안 도다리 시즌은 이렇게 피크시즌을 향한 2017년 첫걸음을 내디뎠다.

▨ 취재협조=네이버카페 ‘초원투’ cafe.naver.com/surfcaster

월간낚시21 기자·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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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치대에 놓인 이현성씨의 도다리 원투낚시 장비(이동식 가지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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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천평 채비용 봉돌. 봉돌에 달린 긴 철사를 L자로 구부려 사용한다.

■ 도다리 원투낚시 즐기는 2가지 채비

입질 약한 4월 이전엔 이동식 가지채비
피크땐 봉돌 달린 철사 사용한 끌낚시


입질 약한 4월 이전엔 이동식 가지채비
가볍게 즐기는 도다리 원투낚시라면 묶음추 채비를 구입해 바로 사용하면 되지만 조금 더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면 약간의 테크닉을 구사해야 한다. 다이와 원투낚시 필드스태프 이현성·김용태씨는 2가지 채비를 소개했다.

▶시즌 초: 이동식 가지채비

4월 이전 도다리 시즌 초반에는 입질이 약한 편이다. 수온의 문제도 있지만 산란이 끝난 직후라 도다리의 체력도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다리는 산란 때문에 약해진 체력을 회복해야 하기에 입질의 강도는 약하지만 꾸준히 먹이활동을 한다. 약한 입질만 잘 캐치한다면 만족스러운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이동식 가지채비는 루어낚시의 다운샷 채비와 구조가 비슷하다. 봉돌이 맨 밑에 있고 원줄에 가지 목줄이 2~3개 달려 있다. 이게 입질이 약한 시즌 초반에 잘 통하는 이유는 다운샷 채비가 겨울에 주로 쓰이는 이유와 같다. 약한 입질이라도 도다리가 건드리기만 하면 그대로 어신이 전달된다. 목줄의 위치는 결속 지점을 살짝 밀어서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이동식 채비’다. 도다리의 활성이 오른 상태라면 약간 떠서 위 바늘에 입질한다. 그러면 바늘을 위로 옮기면 된다.

▶피크시즌: 고정형 L-천평 채비 끌낚시

일본의 원투낚시꾼들이 사용하는 L-천평(天平)채비는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채비다. 최근 초원투 동호인들이 도입했다. 이 채비의 가장 큰 특징은 봉돌에 있다. 봉돌 위로 길이 20㎝ 정도의 철사가 2개 뻗어 있고 이 철사의 끝에는 고리가 있다. 이 두 개의 철사 중 하나를 90도로 구부려 L자 모양으로 만든 후 양 고리에 각각 원줄과 채비를 연결해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봉돌 끝부분만 바닥에 닿는다. 채비에는 자체 부력이 있어 낚싯바늘이 바닥에 닿지 않고 수중에서 나풀거린다. 바늘이 바닥에 닿지 않으므로 밑걸림에서 자유롭다.

피크시즌에는 이 채비로 끌낚시를 한다. 일반적인 원투낚시는 원투 후 낚싯대를 거치해 놓고 입질을 기다리지만 끌낚시는 낚싯대를 들고 다니며 마치 루어낚시 하듯 캐스팅과 바닥 탐색을 반복한다. 한 번 캐스팅해서 바닥을 더듬는 시간은 10~15분 정도. 이 테크닉의 장점은 밑걸림이 없는 것 외에도 낚시를 하면서 바닥 지형을 파악해 좀 더 정확하게 입질 포인트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끼에 움직임을 줘서 적극적으로 입질을 유도해 한 번에 2~3마리씩 도다리를 낚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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