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그린 그림 있다는 생각은 고정관념”…동네여행 드로잉 강사 장미 작가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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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4 07:52  |  수정 2017-02-24 10:11  |  발행일 2017-02-24 제17면
“좋아하는 그림과 잘하는 그림 달라
관심있는 분 이렇게 많은줄 몰랐다
즐겁게 그리면 보는 사람도 즐거워”
20170224
2015년 항저우에서 중국어 여행 사전에 있는 텍스트들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를 드로잉으로 표현한 그림. <작가 제공>

“그리는 사람이 즐겁게 그리면 보는 사람도 즐겁습니다.” 장미 작가는 그림 그리기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동안 개인전 6번과 단체전 15번을 연 장미 작가는 달서문화재단에서 하는 ‘동네여행 드로잉’ 5기 강사로 선정돼 강의를 진행한다. 지난해 4기에 이어 두 번째로 선정된 것이다. 장 작가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과 못 그리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단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드로잉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고정관념을 깨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잘 그린 그림이 있다는 고정관념이 확고하기 때문에 수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이것을 깨는 것을 먼저 시작한다. 다양한 그림을 보여드리고 잘 그린 그림과 못 그린 그림이라는 틀을 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졸라맨 그림은 못 그린 그림이라는 생각이 있는데, 졸라맨 그림이 귀엽고, 재미가 있으면 졸라맨 그림도 잘 그린 그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작가는 또 좋아하는 그림과 잘 할 수 있는 그림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는 “꼼꼼하게 색이 칠해져 있는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경우 본인이 그런 그림을 그리지 못하면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과 똑같이 그릴 필요는 없다. 수업을 진행하는 내내 이 점을 특히 강조한다”고 말했다.

지난 4기에 이어 5기 드로잉 수업을 하는 장미 작가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겸손해진다고 말한다. 장 작가는 “솔직히 그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정해진 인원 때문에 지원서를 보고 누군가를 탈락시켜야 할 때나 그분들의 그림에 대한 의지를 보면서 한번 더 나를 돌아보게 된다. 지난 4기 수료 이후 전시회를 열었을 때 본인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림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나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화를 전공하고 현대미술과 공간 설치미술전을 주로 여는 장미 작가의 작업은 드로잉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에 대해 그는 “사실 드로잉이 제 작업하고는 성격이 다르지만 작품에 메시지를 담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손으로 편하게 그리고 간단하게 제 그림을 나누고 싶어서 드로잉을 시작하게 됐다. 중국에서 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 가져갔던 물건인 사전과 겪었던 제 마음을 연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여행 스케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드로잉 강사를 하게 된 데 대해선 “드로잉 노트를 만들어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하곤 했는데 그 노트가 책이 됐고, 그 내용이 SNS로 공유되면서 어느새 수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구 출신인 장미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왔다. 24일부터 대구 남구 보데갤러리에서 ‘How are you’를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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