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4호선 트램 가능…사회적 합의 선행돼야”…대구시 4개 도시철도망 계획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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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4 07:45  |  수정 2017-02-24 07:45  |  발행일 2017-02-24 제6면
친환경·저렴한 건설비 이상적
차선혼용으로 교통혼잡 우려도
순환선 경유지는 재검토 가능성
“순환 4호선 트램 가능…사회적 합의 선행돼야”…대구시 4개 도시철도망 계획

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선 등 4개 도시철도망 사업을 추진 중인 대구시는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트램(노면전차) 방식’에 대해선 말을 아껴왔다. 지하철·모노레일 외 또다른 신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탐은 나지만 대구의 도로 여건상 시기상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 사업으로 검토 중인 4호선(순환선)은 트램방식도 한번 검토해볼 만하다는 의견은 내놨다. 한마디로 트램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수반되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

김종도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23일 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트램방식 도시철도망 구축사업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트램은 장점이 참 많은 교통수단”이라고 먼저 운을 뗐다. 매연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수단이고, 발판이 지면 높이와 같이 위치해 있어 휠체어를 타고도 바로 탈 수 있는 등 ‘교통 약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 건설 사업비도 트램은 모노레일 방식보다 2분의 1 내지 3분의 1 정도 적게 든다. 기존 트램과 달리 선이 없이 대용량 배터리로 운행하는 ‘무가선 트램’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도시미관 훼손 문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도심 외곽지역엔 오히려 트램 연결이 더 좋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그는 트램방식이 현실적인 측면에선 만만치 않은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했다. 우선 “대구 시내 교통 상황과 견줘봐서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자가용 이용률(49.1%·2015년 기준)이 높은 상황에서 트램과 시내버스 등이 도로를 같이 사용할 경우 교통혼잡이 더욱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동의다. 교통혼잡을 방지하고 정시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트램 전용선이 꼭 필요한데 이 경우 1~2차로를 트램이 차지한다. 여기에 정거장 공간까지 감안하면 1~2차로를 더 점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트램이 정착된 유럽 등의 선진국에선 트램과 버스 등이 차선을 혼용해도 트램 신호를 우선 순위에 두지만 국내에선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민의식이 뒤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 것. 그는 “트램방식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아직은 장기과제로 본다. 다음달 도시기반혁신본부가 새로 생기면 트램을 일부 지역에라도 건설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램이 건설비는 적게 들지만 지금의 예타방식으로 하면 혼잡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타당성(비용 대비 편익 B/C)이 좋게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차후 트램 건설사업을 감안해 별도의 B/C 기법을 써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트램방식 설계가 가능한 것은 큰고개역~두류역~현충로역~황금네거리~만촌역~큰고개역을 경유하는 4호선(순환선)으로 여겨진다.

한편, 대구시는 한국교통연구원이 용역 중인 중장기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1호선 하양 연장, 3호선 혁신도시 연장, 엑스코선, 순환선이 모두 승인 고시될 경우 경북대·엑스코·수성의료지구 등 대중교통 사각지대가 크게 해소될 것으로 낙관했다. 설사 승인이 되지 않더라도 이 계획은 5년마다 재검토되기 때문에 기회는 남아 있다. KTX서대구역사 및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K2 후적지 개발사업(기존 대구선 인입선 활용 시) 등이 본궤도에 오르면 순환선 경유지는 다시 검토될 가능성도 있다고 대구시는 전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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