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도지사 대구 특강 “나는 TK 진골…영남 바닥민심 보고 대선출마 결정”

  • 노진실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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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4   |  발행일 2017-02-24 제4면   |  수정 2017-02-24
“박 대통령 성격상 하야 안해…촛불만으로 탄핵 인민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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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구시청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혼란기에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영남 바닥민심을 지켜보고 대선 출마를 결정하겠다.” 23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특강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대선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홍 도지사는 “내가 ‘TK(대구·경북) 성골은 아니더라도 진골쯤은 된다”며 TK와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출마 선언 시기에 대해 “출마 선언 마지노선은 탄핵 결정 이후라고 본다. 탄핵이 기각돼도 당에서 경선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야당은 쥐나 개나(아무나) 다 나오니까 지금 의사표시를 하더라도, 대통령이 위기에 몰려 있는데 내가 조급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대통령이 탄핵 국면에 처한 걸 보고 대통령 하겠다고 뛰쳐나가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절차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그는 “박근혜는 허수아비였다. 정치적으로는 탄핵을 할 수가 있지만, 사법적으로 탄핵하는 것은 좀 그렇다”라며 “태산같이 무거워야 할 헌법재판관들의 입이 새털처럼 가볍다. 자신의 임기가 얼마 안 남아서 임기 중에 결정을 해야겠다고 하는데, 세상에 그런 재판이 어딨나. ‘촛불시위만으로 탄핵 가부를 결정하겠다’ ‘여론조사에서 탄핵 지지가 70%가 넘으니 탄핵하겠다’라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라 인민재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탄핵 선고 전 하야설(說)에 대해선 “일각에서 하야 검토를 운운하는데, 나는 그 양반(박 대통령) 성격상 절대 하야를 안 하리라 본다. 박 대통령은 매우 옹골찬 승부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양박(양아치 친박)’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을 팔아 사욕을 채운 극히 일부의 양아치 친박이 있다”며 “나는 탄핵사태가 생기고 난 후 제일 먼저 그 사람들이 나와서 입에 거품 물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안 나왔다. 그런 일부가 양아치 친박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홍 도지사는 바른정당에 대해서는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둘 다 같은 정당인데, 이혼한 게 아니라 별거하고 있을 뿐이다. 부부가 별거할 때 얼마나 혹독하게 서로 욕하나. 요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한국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서로 욕질한다고 해서 이혼한 건 아니다”라며 향후 합당 또는 대선후보 단일화에 대한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추진 중인 대구시는 이날 홍 도지사의 ‘입’에 유난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홍 도지사는 대구공항 통합이전과 관련해 부산에서 딴지를 걸고 갈등양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대구공항은 부지를 구입해 새롭게 만드는 공항이고, 김해공항은 리모델링이기 때문에 투입 예산을 가지고 수평적 비교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구공항 이전과 관련해 이 정부가 과연 추진력이 있을까 싶다. 이 정부에서 발표한 것이 다음 정부에서도 집행이 되겠느냐. 그건 다음 정부의 몫”이라고 했다.

그러자 대구시는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부랴부랴 별도 보도자료까지 내고 “홍 도지사 발언은 대구공항 통합 신공항 이전의 경우 현 정권뿐만 아니라 다음 정권에서도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미로,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며 부연설명까지 했다.

홍 도지사는 기자간담회 후 대구시 공무원을 상대로 ‘혼란기에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강연에서 그는 “서민 대통령을 한번 해보는 게 내 꿈이다. 대통령이라는 천명, 그런 기회가 나에게 올지 보고 있다”고 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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