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잡고 불황탈출” 백화점 VIP 마케팅

대구지역 백화점들이 불황에도 지갑 여는 데 흔들림 없는 VIP고객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지난 21일부터 한 달간 제네시스 G80으로 고객을 모시는 이색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경기 불황에 매출 타격을 받고 있는 대구지역 백화점들이 ‘VIP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경기 불황도 백화점 VIP 고객은 비켜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VIP들은 백화점의 꾸준한 ‘큰손’이다. 이들이 주로 구매하는 명품과 디자이너 의복 등의 매출은 경기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요즘같이 내수침체로 인한 불황에선 유일한 돌파구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대구신세계 개점으로 치열해진 백화점 간 경쟁이 큰손 VIP 고객 모시기 전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상위 20%의 고정 고객이 백화점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도 VIP 고객이 전체 고객의 3%를 차지하지만 이들의 매출은 40%에 달한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경우도 VIP 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60%에 이른다. 이렇듯 VIP가 차지하는 매출액의 비중이 크다 보니 백화점 입장에서는 이들을 특별 우대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대구신세계백화점은 이달부터 VIP 진입 문턱을 낮추면서 ‘VIP 고객 모시기’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VIP 등급을 기존 5단계(트리니티(999명), 퍼스트프라임(연 6천만원 이상 구매), 퍼스트(연 4천만원), 아너스(연 2천만원), 로열(연 800만원))에서 ‘레드’를 신설해 6단계로 확대했다. 기존 신세계 VIP 엔트리 등급인 ‘로열’의 경우 연 800만원 이상 구매고객(연 12회 구매)이 대상이었지만, 새로 신설된 레드는 연 400만원(연 24회 구매) 이상 또는 3개월 100만원 이상(3개월 6회) 또는 3개월 200만원 이상(3개월 1회) 구매 실적이 충족되면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대구신세계 관계자는 “레드 VIP 신설은 미래의 주요 고객인 ‘젊은 VIP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VIP제도 개편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제도 변경 이후 2주(2월1~14일) 동안 전국 기준으로 백화점을 찾은 VIP 고객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0% 늘었고, 매출 신장률 역시 48% 올랐다.

대구백화점은 ‘제네시스 픽업’이라는 이색 서비스로 타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VIP의 마음 잡기에 나서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지난 21일부터 한 달간 VIP를 대상으로 제네시스 G80을 이용한 ‘차량 픽업’ 서비스를 진행한다.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장소를 선택하면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G80을 이용해 고객을 픽업한 후 쇼핑(본점·프라자점)이 끝나면 원하는 장소로 다시 데려다준다.

이 서비스는 대구백화점 VIP 4등급(PAC(연 6천만원 이상 구매), APPLE(연 2천700만원 이상), DMC(연 1천500만원 이상), DFC(연 1천만원 이상)) 중에서 상위 3등급(PAC·APPLE·DMC)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현대백화점 대구점도 최고등급 VIP인 ‘블랙쟈스민’ 라운지를 현재 약 132㎡(40평)에서 두 배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5월 공사를 마무리해 보다 고급스러운 환경과 서비스로 VIP를 모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지난해 완료된 대규모 리뉴얼 때 에비뉴얼 라운지를 새로 오픈하고, MVG라운지를 확장하는 등 VIP라운지 환경 개선에 신경 썼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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