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미르·K재단 출연금 증액 전경련이 제안”

  • 김상현
  • |
  • 입력 2017-02-23 07:32  |  수정 2017-02-23 09:31  |  발행일 2017-02-23 제5면
헌재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
‘靑강요’이승철 진술에 반박
20170223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6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열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신문을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제외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이 마무리됐다.

안 전 수석은 이날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된 미르재단 모금액에 대해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제가 대통령 지시를 받아 일방적으로 증액 지시를 내렸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검찰 조사와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안 전 수석 등 청와대 측이 ‘미르·K스포츠 재단 자금 모금에 힘을 써 달라’고 지시했다” “세세한 부분을 청와대에서 많이 관여했다”고 밝히는 등 박근혜정부로부터 외압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해왔다.

안 전 수석은 “당시 이승철이 ‘모으다 보니 호응도가 있다’는 말과 함께 증액을 먼저 제안해 대통령에게 보고 드리고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의 이날 증언은 안 전 수석으로부터 ‘VIP 지시’라는 일방적 연락을 받고 기업체에 무리한 증액 요구 전화를 급히 돌렸다는 이 부회장 등의 진술과는 상반된다.

안 전 수석은 또 재단 설립 과정에서 대통령 지시를 무작정 따른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는 재단 설립 과정에 대해 “대통령 지시에 순응한다는 차원에서 나름대로 판단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돌이켜보면 롯데에 70억원을 돌려주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했던 것처럼 여유를 갖고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최순실씨 지인인 이동수·신혜성씨가 KT 임원으로 입사한 것에 대해 “대통령 추천으로 KT 회장에 얘기한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한편 안 전 수석은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이승철 부회장이 비례대표 공천 가능성을 물어본 적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사적으로 나눈 대화이긴 하지만 그런 사실은 있다”고 진술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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