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부동산 ‘학군 불패’ 무너지나…고교 대학입시 성적따라 집값도 들썩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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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3 07:24  |  수정 2017-02-23 07:24  |  발행일 2017-02-23 제3면
최근 서울대 합격률 낮아 학군선호도 줄어

대구 수성구 일반고가 2017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순위에서 전국 12위(2007학년도 4위)로 추락한 것(영남일보 2월22일자 1면 보도)과 관련해 수성구 부동산의 ‘학군 불패’ 신화가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육과 부동산이라는 든든한 두 축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해 온 수성구가 점차 그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성구 ‘힘 빠짐’ 현상은 교육현장에서부터 감지되고 있다. 이번 서울대 입시에서 초라한 성적 외에도 수성학군 선호도는 이미 수년 전부터 숙지고 있다.

중 3학생을 대상으로 한 2017학년도 일반고 추첨배정 결과, 비수성구에서 수성구 일반고를 지원한 학생은 218명에 그쳤다. 2015학년도 347명, 2016학년도 314명 등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반면 수성구에서 다른 구·군으로 지원해 ‘탈 수성구’를 선택한 학생은 2015학년도 384명, 2016학년도 533명, 2017학년도 667명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전통적으로 수성구 집값이 대구에서 제일 비싼 이유를 들 때 첫손에 꼽히는 것이 학군이다. 이는 경신고, 경북고, 대륜고, 오성고, 정화여고, 대구여고 등 이른바 ‘대구의 강남 8학군’으로 불리는 ‘수성 학군’을 이끌고 있는 고교들이 만촌동과 범어동에 몰려있는 데 기인한다.

이들 고교의 입시성적은 수성구 집값과 직결된다. 실제로 2015학년도 수능에서 경신고가 만점자 4명을 배출하자 만촌·범어동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수성구 전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이랬던 수성구가 최근 학군 선호 현상이 시들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도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에 따르면 수성구지역 평균 집값은 2015년 말 3.3㎡당 893만원에서 2016년 말엔 877만원으로 떨어졌다. 전셋값도 이 기간 680만원에서 662만원으로 내렸다.

지난해 수성구 집값 하락폭은 대구 8개 구·군 중 가장 낮은 편이지만, 가격지수에서 -2.03%로 대구 평균(-2.72%)에 근접해 ‘부동산 경기 하락기에도 수성구는 끄떡없다’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전통적으로 대구 집값은 우수한 학군이 좌지우지해 왔다. 수성학군 파괴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수성 불패’ 신화도 결국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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