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예상수요 천만명 줄자 ‘대구통합공항 생트집’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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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2 07:44  |  수정 2017-02-22 08:41  |  발행일 2017-02-22 제8면
■ 부산의 도넘은 정치적 공세
김해확장 사업축소 우려에 반발
대구시 “정부압박 행보 좌시안해”

국제선 수요분산에 따른 김해신공항 규모 및 위상 축소를 우려한 부산의 대구 통합신공항 흠집내기가 도를 넘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대구 통합신공항(이하 대구 신공항)의 향후 규모를 꼬투리 잡아 자신들의 대(對) 정부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부산의 행보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부산의 ‘대구신공항’ 흠집내기

부산이 연일 정부압박용으로 대구 신공항사업에 딴지를 거는 것에 대해 대구는 한결같이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부산이 이처럼 무리수를 두는 배경엔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김해공항 확장’(김해신공항) 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가 김해신공항 사업을 결정한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곧바로 공항 확장사업과 접근성 개선 등 2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말 결론을 내릴 계획이었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2046년 김해공항이 영남권 전체 항공수요(4천만명) 중 3천800만명을 수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신 밀양신공항으로 통합·이전하려던 대구공항은 강제로 존치시켰다.

하지만 실제 KDI가 예타에 들어가면서 확장될 김해공항 수요를 2천400만~2천500만명으로 줄였다. 이에 부산여론이 들끓었고, 수요는 2천800만~2천900만명으로 상향조정됐다. 하지만 이 또한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1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기존 활주로 2본(3천200m·2천700m)과 V자형태로 분리된 3천200m짜리 활주로 1본을 추가 신설해도 3천800만명의 수요가 창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항을 온전히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공항이 있는 상태에서 활주로를 신설할 경우, 태생적으로 사업 타당성이 좋게 나오기 힘들다는 게 지역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현재로선 예타통과가 불확실한 상태에 놓인 것이다.

◆부산시 한발짝 물러서나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가 대구신공항 건립 시 3천500m짜리 활주로를 신설해 미주·유럽을 오가는 비행기를 띄우려 하자 부산 여론은 삽시간에 요동쳤다.

예타조사가 예상대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외치던 부산상공회의소, 시민단체의 반발까지 거세지자 서병수 부산시장은 김해공항 확장론을 수용했으면서도 뒤늦게 생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서 시장은 지난 20일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직접 항의·방문했다. 부산 여야 정치권도 “대구신공항이 김해신공항 규모를 넘어서는 것은 영남권신공항사업의 왜곡”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난해 가덕도 신공항을 밀기 위해 ‘묻지마 정치적 공세’를 폈던 양상이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서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선 “대구신공항이 추진되면 김해신공항은 영남권 관문공항이 아니라 지역공항으로 남게 된다”며 “김해 신공항 활주로 길이를 3천800m 이상 되도록 늘려 대형 화물기도 뜨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구시가 7조원이 넘는 대구신공항 이전사업비를 조달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흠집을 냈다.

하지만 서 시장은 영남일보가 부산 주장의 허구성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자 돌연 태도를 바꿨다. 그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김해신공항은 당초 정부 발표대로 차질없이 건설돼야 한다”면서 “24시간 운영가능한 관문공항이 되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항공수요가 책정되고, 새 활주로 길이 확충, 소음대책 등도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대구신공항에 대해선 “구체적 기능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바 없고 군공항 이전정책 추진과정에서 논란이 빚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에 대해 묻자 “김해신공항 건설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대구의 공항전문가들은 “부산은 김해공항 확장안을 수용해놓고도 예타 과정에서 사업축소가 예견되고, 화물수송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보이자 괜한 몽니를 부리는 것 같다”면서 “뒤늦게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엔 꼬리를 슬며시 내렸다. 정치적 행보에만 너무 집착한다”고 꼬집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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