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국책사업 기대했는데 실망” 김천 “보상 거론할 상황 아니다”

  • 박현주,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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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2 07:22  |  수정 2017-02-22 07:23  |  발행일 2017-02-22 제3면
‘사드 보상’ 성주·김천지역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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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민들의 대승적 차원의 양보로 사드 배치지역이 롯데스카이힐 성주CC로 결정됐지만, 정부는 당초 약속과 달리 보상사업은 논의조차 않고 있다.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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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가 매일밤 김천역 광장에서 개최하는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가 21일로 185일째를 맞았다. <영남일보 DB>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성주(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CC) 배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정작 배치지역에 대한 ‘선물’(보상사업)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논의가 없어 지역주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사드배치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혼란으로 피폐해진 성주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김천을 위한 대형 국책사업이 범정부 차원에서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신감 느끼는 성주

성주군민이 국방부 등 정부에 느끼는 배신감은 상상 이상이다. 사실 사드는 레이더의 안전성, 지역 경기위축 등의 이유로 모든 지역이 꺼리는 군사시설이었다. 성주 역시 처음에는 성주읍에서 1.5㎞ 떨어진 성산포대에 배치되는 것에 강력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성주군민은 국가안보를 위해 반대만 할 수 없다며 지역 내 제3지역 이전을 제안했고, 결국 롯데CC 부지가 사드 배치지역으로 최종 결정되는 데 기여했다.

또한 성주군민은 철저하게 평화적인 방법으로 정부를 이해시키고 협치를 통해 수용 가능한 결론을 이끌어내 정부정책 결정 과정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힐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성주는 지역민 간 갈등의 골이 깊게 패고, 지역경기가 위축되는 등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이 때문에 군민의 헌신적인 희생에 국가도 화답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군민의 기대가 커진 것은 당연했다.


상실감 커지는 성주
통합공항 후보지 탈락에 불만
“사드 최종 지역 군민 협조 커
범정부 차원 지원책 마련돼야”


반대 여전한 김천
사드 배치 반대 시민들 많아
市 보상 단 한 건도 요청 안해
朴 시장 “시민 뜻 수용할 것”



하지만 성주군과 군민은 올 들어 쓴잔을 마셔야 했다. 대구통합신공항 예비이전후보지에서 탈락한 것이다. 성주군과 군민은 원칙도 없는 국방부의 무책임한 일처리 방식에 분노의 목소리를 내뱉었다. 월항면 주민 B씨는 “나라를 위해 선택한 성주군민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며 “보다 낮은 자세로 국민의 마음을 살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주군도 즉각 성명서를 내고 반발했다. 대구통합신공항 후보지 탈락에 이어 당초 기대했던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군민의 상실감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린 탓도 있지만 해가 지나도록 정부 차원의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국가안보를 위한 성주군의 노력에 대해 지역 정치권과 경북도가 초당적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다. 성주군은 “대구통합공항 단독 유치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범정부 차원의 지원책 강구를 위해서도 군민과 함께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반대 여전한 김천

김천시는 사드가 김천 인근인 성주군 초전면 롯데CC에 배치되는 데 따른 보상 차원의 사업을 단 한 건도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사드에 대한 시민 정서상 현재는 보상을 거론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

박보생 김천시장은 “많은 시민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 현실에서 보상 차원의 사업을 구상할 형편이 아니다”라며 “시장으로서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 내지는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에 앞서 시민의 뜻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처음부터 사드 배치를 찬성한 이철우 의원(김천·자유한국당·국회정보위원장)은 사드 도입에 따른 정부 지원사업을 구상해 왔다. 이 의원은 최근 김천시민에게 배부한 의정보고서를 통해 “사드는 북핵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수단으로, 사드로 인한 (김천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김천혁신도시 내에 대형병원 유치 △국립도로박물관 건립 △농소·남면 일대 절대농지 해제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 △추풍령관광자원화사업 추진 △군부대 이전 △김천혁신도시 내 창조문화복합센터 건립 △국방융합지원센터 건립 등의 정부 지원사업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 16일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완영 국회의원(고령-성주-칠곡, 자유한국당) 등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사드배치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 배치를 둘러싼 정쟁을 중단하고, (사드 배치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천=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성주=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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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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