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북 선제타격 상황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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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1   |  발행일 2017-02-21 제29면   |  수정 2017-02-21
[기고] 대북 선제타격 상황은 막아야 한다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김정남 피살 소식도 들린다. 지난 12일 북한은 ‘북극성 2형’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북극성 2형은 북한의 기존 미사일과 근본적으로 다른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액체연료 미사일은 발사하기 약 1시간 전부터 연료를 주입해야 하지만, 고체 발사체는 발사준비시간이 5분 미만이다. 즉 북한이 중거리 MRBM(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신속히 은밀하게 발사할 전략적 능력을 확보했다는 뜻이고, 한국의 킬체인이 무력해진다는 의미다.

협상에서는 BATNA(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협상결렬시 최상의 대안), RV(Reservation Value-더 이상 협상할 이유가 없어지는 분기점), 그리고 ZOPA(Zone Of Possible Agreement-협상 가능한 범위)라는 개념들을 사용해 계산한다.

먼저 북한의 BATNA는 체제보존을 동반한 현상유지다. 이 현상유지에는 핵무기가 무조건 포함된다. 본디 핵무기가 없이는 체제보존이 안된다는 계산하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BATNA를 보자. 미국의 근본적인 목적은 북한의 침공도 아니며 남북통일도 아니고, 북핵의 제거다. 미국의 국가전략 1호는 미국본토의 보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상에서 북핵 제거가 불가능할 경우, ZOPA(협상 가능한 범위)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협상을 하다가 결렬되든 협상 자체가 성립이 안 되든, 어느 시점에서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북핵 제거를 시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시점이 언제이고 여건이 무엇이냐는 것일 뿐이다.

미국 표현에 ‘Thin Red Line’(가는 빨간 선)이라는 표현이 있다. 대 놓고 공표하지는 않아도 이 선을 넘으면 군사행동이라도 불사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지금 북핵 문제는 이 Thin Red Line에 얼마나 다가왔을까.

북한의 고체연료 중거리 미사일과 핵탄두 소형화가 Thin Red Line일까, 아니면 앞으로 있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ICBM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력 확보가 그 선일까. 미국 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후자를 Thin Red Line으로 계산하는 것은 대단한 군사적 리스크를 동반하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허락하는 것이어서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북극성 2형 미사일 발사는 Thin Red Line에 도달했거나, 매우 근접한 것이라고 분석된다. 즉 미국이 언제라도 북한을 상대로 공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최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도 북한 핵 위협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거론했으며,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도 예방적 선제 타격론을 주장하고 있다. 선제타격에 대한 북한의 대응으로 민족적 재앙인 제한전이나 전면전이 발발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북한 핵개발을 현 상황에서 중단시키려면 우리가 미국의 MD체제에 일방적으로 편입되기보다는, 미국과의 공조 속에서 중국의 강력하고도 효율적인 대북제재 카드를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쟁이 아닌 평화의 기반을 넓히는 안보외교가 절실하다.

한두 포대의 사드 배치가 ‘국가안보의 전지전능한 신’인 양 홍보하지 말고 이 문제는 국회와 차기 정부 판단의 몫으로 돌리길 바라며, 사드 배치 결정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대중외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도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고조시킬 대북 선제타격론을 자제하고 중단하여야 한다.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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