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당신은 위로받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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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1 08:07  |  수정 2017-02-21 08:07  |  발행일 2017-02-21 제25면
[문화산책] 당신은 위로받고 있습니까
안현주 <메시지캠프 기획팀장>

현대인들은 끝나지 않는 경쟁과 현실의 좌절,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까지 모든 것으로부터 위로를 필요로 한다. ‘올 한 해도 한 것 없이 지나갔구나’라는 탄식에는 그래도 나름대로 주어진 현실에 충실했다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일부 내재한다.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심한 말을 듣고 ‘오기’로 열심히 해서 성공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칭찬받을수록 자신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후자였던 것 같다. 그동안 희망, 위로,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어느 종교인이 그랬고, 정상에 오른 예술가가 그랬고,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는 대기업 임원이 그랬다. 그들로부터 위로받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 그리 간단히 될 리 없다.

오바마는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고 외쳤고, 트럼프는 ‘큰 꿈을 꾸자(Dreaming big)’는 부흥의 기치를 내걸었다. 그리고 많은 미국인들이 이들의 가치관에 희망을 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바마와 트럼프에게는 불완전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아래로부터의 변화도 의미가 있지만, 위로부터의 변화는 보다 강력하며, 추진력 있고, 즉각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이름 모를 이가 나서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외친들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핵심이 변화를 이야기했을 때, 사람들은 좀 더 실현 가능성을 느끼며 희망이라는 감정을 부여한다. 어쩌면 우리는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 희망을 바라보며 현실을 위로받는다.

때로는 지나친 희망은 독이 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한때 많은 공감을 얻었지만, 어느 순간 조롱과 분노의 대상이 되어 버린 것도 위로의 메시지가 너무 터무니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위로는 감정적인 단어다. 논리적인 설득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아무리 운칠기삼이라고 하나 시기가 좋아서, 라인을 잘 타서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이의 말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성공한 이들조차도 성공에 이르기까지 그 여정이 쉽지 않았음을 이해하게 될 때, 나에게 닥친 어려움도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되며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또 우리 자신에게 너무 각박하게 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 스스로를 토닥토닥 위로해 주면 어떨까. 안현주 <메시지캠프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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