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유방 재건

  • 임호,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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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1 07:57  |  수정 2017-02-21 07:57  |  발행일 2017-02-21 제20면
유방보존술 반드시 방사선치료 받을 수 있어야 가능
전체 절제 환자 우울증 심해 생존율에도 영향
조기 유방암 수술땐 적극적으로 성형술 고려
40∼50대 암 절제후 바로 재건…만족도 높아
[전문의에게 듣는다] 유방 재건
라파엘병원 봉진구 부원장.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전문의에게 듣는다] 유방 재건
대구 라파엘병원 봉진구 부원장

유방암 진단을 받은 많은 여성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수술 전의 내 가슴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가’이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고통이 상당하다. 육체적·심리적 고통 외에 여성으로서의 상실감은 나이의 많고 적음을 막론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유방암 절제수술과 동시에 유방재건수술을 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이유다.

라파엘병원 봉진구 부원장은 “사실 유방을 보존하느냐 절제하느냐를 선택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의사들은 당연히 제대로 된 치료를 고려하지만 환자는 수술 후 미용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선택이다. 물론 생존율이 높아야 한다는 사실이 전제가 되어야 하겠지만 가급적이면 환자에게 모든 가능성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선택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을 수술할 경우 가슴을 전체적으로 다 떼어내는 것을 전(全)절제술이라고 하고, 일부만 남기고 재건술을 해서 유방 모양이 유지되는 수술법을 부분절제술(유방보존술)이라고 한다. 많은 유방암 환자들이 자신의 가슴을 살리고 싶어하지만 모두가 다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제약 사항들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암의 크기가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유방보존술이 가능하려면 암의 크기가 작아 암을 없앤 후에도 유방의 모양이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가슴 중심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안쪽에 암이 있는 경우 조금만 잘라내도 모양이 흉해져 보존술이 쉽지 않다. 설사 보존술을 해도 수술 전의 모습을 유지하기란 어렵다. 반면 암이 바깥쪽에 생긴 경우 겨드랑이 부위의 살을 움직여서 가슴 모양을 만들 수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둘째는 암의 위치나 다발성 여부, 병기 등이다. 상피내암처럼 암이 상피 안에 갇혀 있어 생명에 큰 위협이 없는 낮은 병기의 암이라 하더라도 암세포가 유방 안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때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역시 보존술을 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수술 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도 중요하다. 유방을 살리는 보존술의 경우는 반드시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환자가 고령이라 병원에 자주 올 수 없다거나 방사선 치료기 접근이 안되는 지역에 살고 있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보존술을 계획하기가 어렵다.

이런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들은 수술 전후 가슴 모양에 변화가 없기를 기대한다.

실제 유방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은 신체 이미지 변형에 의한 상실감으로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이는 결국 수술 후 생존율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진행성 유방암을 제외한 조기 유방암에 절제술을 실시할 땐 적극적으로 유방 재건 성형을 고려하게 된다.

이럴 경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부분 절제수술 후 이뤄지는 유방암 성형수술이다. 유방암 성형술은 말 그대로 ‘유방암 수술+유방 성형수술’이다. 유방 부분 절제수술 후 유방 변형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미용적 효과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유방암 성형술이란 피부나 근육 등을 한 덩어리로 옮겨와서 함몰이나 변형 등을 최소화하는 수술법으로 현재 유방 복원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유방복원술은 암 수술을 하면서 동시에 하기도 하고, 나중에 하기도 하는(지연 복원) 등 환자와 상태에 따라서 다르다.

수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특히 40~50대 여성의 경우 암 제거 후 유방보존 및 유방암 성형술을 통해 처진 가슴이 위로 당겨지고 중앙으로 모이게 돼 수술 전보다 훨씬 더 보기 좋은 모양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좀 더 많이 절제하는 대신 유방 모양은 잘 유지해야 하는 수술 특성상 유방외과 의사와 유방 성형외과 의사의 협진이 필수적이다.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지만 예방이 최선이다.

봉 부원장은 여성들에게 건강검진에 적극 임할 것을 당부했다. 유방암의 경우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90%를 넘는다. 또 초기 암의 경우 유방암 성형술을 통해 예전의 가슴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유방암 검진은 40세부터 해마다 받는 것이 권고되지만 가족력이 있다면 30세부터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은 가족력이 상당한 암이다. 20~30대 젊은 여성들은 유방초음파를, 40~50대는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를 동시에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60대 이상은 유방촬영술을 한 후 이상이 있을 경우 유방 초음파를 권하고 있다.

봉진구 부원장은 “유방촬영술은 압박해서 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하기 싫어하는 검사다. 이 때문에 초음파 검사만 하는 경우도 많은데 혹을 만드는 유방암은 초음파에 많이 발견되는 반면 미세석회병변으로만 이뤄진 유방암은 유방촬영술에 의해서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정한 검진 방법만을 고집하지 말고 연령대에 맞게 다양한 검진 장비를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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