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위상 위축될까 경계?…부산의 대구통합신공항 딴지걸기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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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1 07:23  |  수정 2017-02-21 07:23  |  발행일 2017-02-21 제8면
부산 유력언론, 정부정책 비난
김해확장 예타 수요결과 탓 분석
대구시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
김해신공항 위상 위축될까 경계?…부산의 대구통합신공항 딴지걸기

부산이 대구 통합신공항(이하 대구신공항)의 규모가 확장되는 것을 빌미로 신공항 사업 딴지 걸기에 나섰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확장될 김해공항의 위상이 대구신공항에 미치지 못할 것을 미리 우려해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보고,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부산지역 한 유력 언론사는 20일자에 ‘김해 대신 대구신공항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예비 이전후보지(2곳)가 결정된 대구통합신공항의 규모가 향후 확장될 김해공항보다 크다며 정부의 공항정책 뒤흔들기에 나선 것. 조바심의 발로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일단 이 보도는 사실관계(Fact)가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언론사는 대구 통합신공항에 3천500m짜리 활주로 2본이 들어선다고 보도했다. 김해공항에 기존 활주로 2본에 3천200m짜리 활주로 1본이 추가되는 것과 비교했다. 하지만 대구시가 구상하는 신공항 활주로는 3천500m 이상 1본과 2천755m 1본이다. 옮겨갈 대구신공항 전체 면적이 현재보다 2.3배 늘어날 것을 감안, 미주·유럽노선 확보를 겨냥해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이 계획도 군공항 이전이 완료된 후 결정될 사안이다. 기부 대 양여 방식 사업상 대구시가 신공항 규모를 결정할 키를 쥔 것은 맞지만 아직 희망사항일 뿐이다.

민항 규모도 대구신공항은 현재 16만5천㎡(5만평)에서 2배 정도만 커진다. 그러나 부산언론은 김해공항보다 대구신공항의 민항 규모가 크게 확장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민·군 겸용 공항인 김해공항의 현재 민항 규모(330만5천㎡)와도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군공항이 포함된 대구통합신공항의 전체 면적이 15.3㎢(463만평)인 점만 부각한 것.

대구신공항의 개항 시기가 2023년이고, 김해신공항은 2026년이란 점도 애써 부각한다. 대구신공항이 먼저 개항되면 영남권 관문공항으로서의 김해공항 위상이 위축될 것으로 지레 판단한 셈이다. 사업추진 과정의 변수 때문에 개항 목표시기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부산이 이처럼 대구신공항의 규모와 개항 시기를 놓고 딴지를 거는 것은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행 중인 김해신공항 확장 예비타당성조사 용역결과가 신통치 않다고 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은 2046년 영남권 항공수요가 연간 4천만명이고 이 중 3천800만명을 김해공항이 충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예타 뚜껑을 열어보니 KDI가 2천800만명 수요를 제시해 경제성 분석(B/C)이 1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B/C분석이 1을 넘기지 못하면 사업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당초 수요치와는 1천만명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예상보다 공항확장 면적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로 귀결된다.

대구의 한 공항전문가는 “부산이 김해공항 확장 사업비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면서 “국책사업인 김해공항 확장사업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구통합공항 이전사업과 비교 자체가 될 수 없다. 대구는 국비를 끌어오는 방법에 골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우리가 활주로를 연장해 제대로 된 공항을 짓겠다고 나서자, 부산이 김해공항의 설 자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경계하는 것 같다”면서 “부산시의 공식 입장도 아니고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도 있을 것이다. 정치 쟁점화 우려도 있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했다. 일각에선 부산의 이 같은 분위기는 대선을 의식, 지난해 6월 김해공항 확장론으로 좌초된 가덕도 신공항 유치사업을 재가동하려는 의중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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