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합공항 이전, ‘대구존치론’ 넘어서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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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0   |  발행일 2017-02-20 제31면   |  수정 2017-02-20

대구공항·K2 통합공항 예비 이전후보지가 △군위군 우보면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 2곳으로 결정된 후에도 대구의 여론은 찬반이 엇갈린다. 통합공항 이전만이 해법이라는 견해와 민항은 대구에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오랫동안 소음 피해를 겪어온 동구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인데 비해, 이진훈 구청장이 대구공항 존치를 주장하는 수성구는 민항 존치론이 우세하다. 수성구의회는 지난 17일 대구공항 존치를 전제로 한 ‘대구 하늘길 살리기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7조원이 넘는 통합공항 건설 사업비를 ‘기부 대 양여’방식으로 충당해야 하는 입장에서 통합공항 이전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렇더라도 대구시가 시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중앙정부에 끌려간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시민 편의성이나 관광객의 접근성 관점에서 보면 도심 공항은 훌륭한 도시 인프라다. 일본 후쿠오카공항 등 외국에도 도심 공항이 적지 않고, 김해공항·김포공항도 도심 공항에 속한다. 지난해 대구공항 이용객이 250만명을 돌파하고 사상 첫 흑자를 기록한 것도 도심 공항이라는 강점이 크게 작용했다.

민항 대구존치론을 펴는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통합공항의 접근성이다. 실제 대구시민 중 상당수는 통합공항이 대구에서 멀어질 경우 대구공항보다 취항노선이 훨씬 많은 김해공항을 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군위나 의성으로 이전해 갈 K2·민항 통합공항이 김해공항과 경쟁구도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통합공항 예비 이전후보지 중 군위 우보는 대구시청에서 28㎞, 의성 비안·군위 소보는 48㎞ 거리다. 거리로만 단순 계산하면 군위 우보는 양호한 편이다.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중앙고속도로 등 주변 연결 도로망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대구공항 존치론을 넘어서는 방법은 이전 통합공항이 대구·경북 거점공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길뿐이다. 그러자면 통합공항의 접근성을 높이고 규모를 키우고 취항 노선을 늘려 김해공항보다 비교우위를 가져야 한다. 미주·유럽 노선 취항을 위한 3천500m 활주로 건설은 물론 대중교통망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대구시는 K2 후적지 개발을 통해 통합공항 이전 사업비 7조2천5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을 경우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대비해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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