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의 정치풍경] 최순실사태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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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0   |  발행일 2017-02-20 제30면   |  수정 2017-05-17
20170220

본질은 뭘까? 매일 같이 언론에서 쏟아지는 뉴스들을 다 믿을 수 있을까? 그래서 저는 헌법재판소 변론 동영상 13일치를 들었습니다. 고영태 녹취파일 1천개를 들었습니다. 네 가지 질문에 답하면서 제가 파악한 최순실 사태의 진실을 고백하고자 합니다.

첫째, 최순실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를 통해 사적인 이익을 취했는가? 아닙니다.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삼성이 최순실의 존재를 먼저 알고 접근해 와 딸 정유라의 승마선수 양성을 위한 물량 공세를 했습니다. 그리고 최순실에게는 평생을 먹고살 수 있는 비장의 ‘미얀마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굳이 양 재단을 파먹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를 ‘일해재단의 재판’이라고 단정한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둘째, 고영태는 최순실에게 학대받는 노예였나? 그렇지 않습니다. 최순실은 고영태와 그 일당이 K스포츠를 잘 운영해 주길 기대했지만 그들은 너무 무능했습니다. 그래서 최순실은 일을 잘하는 차은택이나 김종을 편애했습니다. 고영태 일당은 자신들을 탓하는 대신 최순실의 성격을 비난하고 차은택과 김종을 몰아내려는 음모를 꾸밉니다.

셋째, 고영태와 그 일당의 폭로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쾌거였을까요? 아닙니다. 차은택과 김종을 몰아내고 양 재단을 자기들이 장악하기 위한 목적에서 언론에 제보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기자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최순실을 낚는 지경에까지 갑니다. 고영태도 처음에는 우려했으나 할 수 없이 따라가게 된 것입니다.

넷째,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은 최와 무릎을 맞대고 국정농단을 의논하였을까요? 아니면 적어도 미르재단과 K스포츠를 제2의 일해재단으로 만들기 위해 공모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박 대통령이 최를 믿어서 양 재단의 운영을 위임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어느 지점인가에 따라서 탄핵 여부가 결정날 것입니다. 아쉽게도 제가 확보한 자료에는 이에 대한 답이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선입관 없이 지켜봐야 합니다. 대통령이 솔직히 답해 주면 더욱 좋겠고요.
<시사만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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