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키나와리그 日 3연전 결산…1경기 “어?” 2경기 “아!” 3경기 “와∼”

  • 명민준
  • |
  • 입력 2017-02-20   |  발행일 2017-02-20 제26면   |  수정 2017-02-20
‘롤코’ 탄 김한수 감독
(롤러코스터)

‘사자군단’의 전지훈련이 어느덧 3주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1일. 1차 전훈지인 괌에서 몸을 달구기 시작한 삼성라이온즈 선수단은 12일 2차 전훈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둥지를 옮겨와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오키나와의 기온은 20℃ 중반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길거리에는 반팔이나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도 눈에 많이 띄는 편이다. 특히 삼성 훈련장의 체감온도는 훨씬 뜨겁게 느껴졌다. 김한수 감독이 ‘무한경쟁’을 강조하면서 고참, 신인할 것없이 한 자리를 꿰차기 위해 훈련에 온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합류한 우규민은 벌써 몸무게가 4㎏정도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실전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소용없는 노릇이다. 결국 ‘믿음’이라는 합격점을 받기 위해선 ‘경기력’이 우선되는 게 프로무대다. 삼성은 지난 15일 니혼햄전을 시작으로 16일 한신전, 18일 요미우리전 등 현재까지 일본리그 3팀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1승2패. 연습경기인만큼 승패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15~18일까지 진행한 삼성의 연습경기를 각각 분석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20170220
김헌곤이 지난 15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연습경기 도중 타석에서 상대투수의 피칭을 기다리고 있다.


15일 ‘미적지근’ 니혼햄전

2-5 패배…김헌곤 맹활약


지난 15일 니혼햄과의 연습경기는 신임 ‘김한수 호(號)’가 치른 사실상의 ‘비공식 데뷔전’이었다.

자연스래 김 감독이 꾸린 첫 라인업에 관심이 쏠렸다. 김 감독은 ‘육성’과 ‘경쟁’을 강조한 만큼 이날 라인업의 테마를 ‘기회’로 꾸민 듯했다.

1~3번 타순을 배영섭, 김상수, 구자욱 등 기존의 라인업으로 채웠고, 4~9번 타선은 나성용, 김헌곤, 성의준, 권정웅, 강한울 등 신인에게 기회를 줬다.

반면 니혼햄은 이날 일본 국가대표 나카타 쇼를 포함해 정예멤버를 대거 출전시켰다. 삼성은 2-5로 졌다.

김한수 호는 첫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희망이 생겨났다. 고졸 신인 최지광과 예비역 김헌곤의 활약 덕분이다.

이날 선발로 나선 최지광은 인상적인 피칭으로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최지광은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2실점을 기록했지만, 씩씩한 피칭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최지광은 2회에도 니혼햄의 나카타 쇼를 땅볼로 잡고, 후속 레어드를 삼진처리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 이후 2사 1루에 요코오에게 투런포를 맞고 두 점을 헌납했다. 앞서 5타자를 연속 범퇴처리한 최지광은 최고구속으로 143㎞를 찍기도 했다. 2월인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의 구속이다.

부산고 출신인 최지광은 2017 신인드래프트서 2차 1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한 우완정통파다.

타석에서는 김헌곤이 빛났다. 김헌곤은 ‘제2의 구자욱’을 노리며 삼성의 올시즌 새 히트상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6번타자 중견수로 나선 김헌곤은 2회와 4회 연타석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김헌곤은 올시즌 주전 좌익수 자리를 노리고 있다.


20170220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지난 16일 일본 한신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 전 미팅을 갖고 있다.


16일 ‘악몽’ 한신전

0-9 완패…정인욱 5실점


김 감독의 실험은 지난 16일 한신전에서도 계속됐다.

김 감독은 이날 테이블 세터로 김상수, 김헌곤을 배치하고 3번부터 구자욱, 최영진, 이원석, 배영섭, 나원탁, 강한울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투수진이 초반부터 경기를 쉽사리 풀어나가질 못했고 결과는 0-9 대패.

선발로 나선 정인욱은 1회부터 크게 흔들렸다. 1번 요조부터 6번 이타야마까지를 연속해서 출루시키는 등 1회에만 4피안타 3볼넷을 내주고 5실점했다.

2회 정신을 다잡은 정인욱은 삼자범퇴로 상대 타선을 처리한 뒤 안규현에게 공을 넘겼다.

안규현은 인상적인 피칭을 보이며 기대를 모았다. 2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오른 이수민은 1.1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장필준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특히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수민의 호투 역시 희망적인 부분이다.

타선은 고요했다. 새 주장 김상수가 1회와 6회에 안타 1개씩을 친 게 전부였다. 삼자범퇴 이닝은 5차례나 됐다.

김헌곤, 김결의, 김정혁, 최영진은 각각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에 성공했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점수를 뽑지 못했다.


20170220
조동찬이 지난 18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 4회 솔로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17일 '사이다' 요미우리전

우타라인 맹타…9-0 대승


요미우리전이 열린 지난 18일은 그야말로 답답한 것이 모두 풀렸던 하루였다.

삼성은 이날 베스트 라인업을 꾸린 요미우리를 상대로 9-0의 대승을 거뒀다.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김 감독의 데뷔 첫 승이었다.

삼성에서 나름대로 ‘값진 자원’으로 통하는 우타라인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새로 합류한 이원석과 강한울도 실전경기 첫 안타를 뽑으면서 신고식을 치렀다.

이원석은 1-0으로 앞선 3회 2사 2, 3루에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강한울도 3회 2루타를 뽑으며 첫인상을 진하게 남겼다.

4회에 나온 우타 2인방 조동찬, 김헌곤의 백투백 홈런은 가장 반가웠다.

이날 7~8번으로 나선 조동찬, 김헌곤은 3-0으로 앞선 4회 연속 솔로포를 뽑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조동찬은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헌곤은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투수진의 활약도 빛났다. 선발로 나선 백정현이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제대로 기선제압했다.

공을 넘겨받은 것은 최지광이다. 지난 15일 경기서 인상적인 투구로 기대감을 안겼던 최지광은 이날도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불펜의 맏형 권오준의 피칭도 인상적이었다.

컨디션 점검차 마운드에 오른 권오준은 베테랑답게 상황에 따라 완급조절 능력을 보이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피칭을 할 때 팔 스윙 궤적이 예년보다 높아졌다는 평도 있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