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보릿고개…대구도 감원 시작됐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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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0 07:01  |  수정 2017-02-20 08:05  |  발행일 2017-02-20 제1면
유통·서비스업계 ‘명퇴 칼바람’…성서산단 근로자수 4년來 최저
가계수입 감소→내수침체 가속화→대량실직 ‘악순환의 덫’ 우려
20170220

대구 경제가 인력 구조조정의 벼랑 끝에 섰다. 유통 및 서비스업체의 경우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인건비 부담을 30%가량 줄이는 방법으로 견디고 있는 자동차와 기계 관련 업체들도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중이다. 잔업과 특근은 사라졌고 직원휴업제로 구조조정을 미루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인력 구조조정으로 가계 수입이 줄면 내수침체는 급속화될 수 있고 이는 또다시 인력 구조조정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금리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질 경우 ‘주담대(주택담보대출) 폭탄’이라는 또다른 뇌관까지 도사리고 있다.

19일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산단 내 인력수는 2013년 2분기(5만7천686명) 이후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다. 기업 수는 1곳 늘었지만, 인력은 587명이나 줄었다. 계속된 불경기로 대거 구조조정에 들어간 탓이다.

대구백화점도 최근까지 명예퇴직을 실시해 팀장급(차장) 6명, 10년 이상 또는 대리급 직원 10명, 15년 이상 근무한 여직원 1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앞으로 명예퇴직을 더 진행할 계획이다.

‘자영업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지역의 치킨집도 20% 가까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배달 직원 대신 배달대행업체를 활용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있지만, 석달째 이어진 AI(조류인플루엔자)로 2월 매출이 바닥을 찍고 있는 데다 학기초인 3~4월 매출도 줄어들 전망이어서 아예 임시 휴업을 고려 중이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은 “불경기 상황에서 구조조정으로 가계 수입이 줄면 자영업 등 내수 침체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급증한 상태에서 인력구조조정으로 수입이 줄면 부동산 폭락으로 이어지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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