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총액 1위→2위→4위…삼성 돈야구와 작별하나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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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4   |  발행일 2017-02-14 제26면   |  수정 2017-02-14
■ 삼성 비FA 연봉 상위 5인
연봉 총액 1위→2위→4위…삼성 돈야구와 작별하나
연봉 총액 1위→2위→4위…삼성 돈야구와 작별하나

삼성라이온즈가 ‘돈 야구’(거액을 투자해 좋은 성적을 거두려 하는 구단 운영방식을 빗댄 표현)와의 이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 총액 78억9천400만원
최형우 등 거물급 이적으로
최고 연봉 3억1천만원 수준

대주주 제일기획의 긴축바람
구단 운영기조에도 영향 끼쳐



지난해까지 KBO 전체 10개 구단 중에서 1~2째로 비싼 라인업을 구성했던 삼성은 올시즌엔 연봉이 넷째로 높은 팀으로 조사됐다.

팀 전체 연봉이 리그에서 낮은 축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이 추구해왔던 ‘돈야구’와는 분명히 멀어 보인다.

◆삼성 선수단 연봉 규모는 리그 넷째

삼성은 올해 소속선수 57명(외국인선수 제외)에게 총액 78억9천4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한다.

최근 몇년째 ‘화끈한 돈잔치’를 벌이고 있는 한화가 105억5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사실상 올해 ‘FA시장’의 최종 승자인 KIA(96억8천400만원)와 거액을 들여 이대호를 잡은 롯데(90억5천200만원)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선수들의 실질적인 몸값을 가늠할 수 있는 1군 엔트리 기준(구단별 27명·외국인선수 제외) 연봉 순위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비싼 라인업으로는 한화(92억2천300만원)와 KIA(85억9천600만원)가 차지했으며 롯데(82억9천100만원), 삼성(68억9천4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연봉총액과 1군엔트리 기준 연봉 부분에서 삼성의 뒤에는 여섯개 구단이나 있지만, 삼성에는 분명히 낯선 순위다. 게다가 삼성은 올해 연봉인상률에서 되레 마이너스를 기록한 팀이 됐다. 지난해 연봉총액 81억9천600만원을 지급한 삼성은 올해 평균연봉 인상률 -10.4%를 기록했다. 이 부분에서 마이너스 인상률을 기록한 팀은 삼성과 kt(-12.2%) 등 2개 팀이다.

또 삼성은 지난해 1군엔트리 기준 연봉(73억5천만원)보다 4억5천600만원 준 68억9천400만원을 올해 1군 선수단에 지급하며 -6.2%의 평균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 부분에서도 마이너스 인상률을 기록한 팀은 삼성과 kt(-12.6%), LG(-7.6%)뿐이다.

한때 KBO를 호령했던 ‘돈성’(돈야구+삼성, 돈야구를 추구하던 삼성을 빗댄 용어)이 맞나 싶을 정도다.

◆달라진 지갑사정이 그 이유

예년과 달라진 지갑사정이 삼성으로 하여금 ‘돈 야구’를 사실상 포기하게끔 만들었다.

지난해 초 삼성의 대주주는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었고, 이관 수순을 단계적으로 밟아 현재는 제일기획이 야구단의 모기업이 됐다. 글로벌 가전제품 기업인 삼성전자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은 규모부터 다르다. 당연히 야구단에 긴축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초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박석민(NC)과 2014년과 2015년 정규리그 우승의 선봉에 선 외국인 타자 나바로를 떠나 보낸 것이 시작이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서는 FA시장에서 팀의 투타 에이스인 최형우와 차우찬을 각각 KIA와 LG에 내줬다. 2년 연속 내부 FA단속 실패였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한때는 삼성이 잡겠다고 선언한 FA선수에게 눈독을 들이는 팀이 없었기 때문이다. ‘머니게임’에서 삼성에 이길 팀은 없었다.

어찌 됐건 삼성이 내부 FA 단속에 2년 연속 실패한 것이 연봉총액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박석민은 NC로 이적하기 직전에 삼성에서 3억7천만원(2015년 연봉)을 받았고, 최형우는 지난해 7억원을, 차우찬은 지난해 4억원을 받았다. 3명만 빠졌는데 14억7천만원이 줄어든 셈이다. 이처럼 구단에서는 비FA 선수 중에서 톱클래스에 속하는 선수나 FA계약을 치른 선수들이 연봉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편이다.

삼성의 올시즌 구단내 연봉 상위랭커 5명이 모두 FA계약을 치른 선수들이다. 팀내 최고액 연봉자 이승엽이 10억원을 챙겼고, 윤성환(8억원), 장원삼(7억5천만원), 우규민(7억원), 박한이(4억5천만원)가 뒤따랐다.

비FA 선수 중 연봉 상위랭커 5명은 김상수(3억1천만원)를 필두로 이지영(2억6천만원)과 박해민(2억3천만원), 심창민(2억1천만원), 구자욱(1억6천만원)이 그 뒤를 잇는다.

삼성의 연봉총액은 계속해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 앞으로는 FA시장에서 좋은 선수를 사들이기보다 내부 경쟁과 육성을 통해 선수들을 키워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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