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이명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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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4 07:50  |  수정 2017-02-14 07:50  |  발행일 2017-02-14 제20면
원인 불분명한 이명 환자 75%는 약물·소리치료로 호전
달팽이관의 이상 증상은 이명, 감각이 없으면 난청
저주파 난청 젊은층서 발생 조기 검진땐 완치 높아
여성환자 25%는 편두통으로 발생한 청각과민 이명
[전문의에게 듣는다] 이명
오희종 신경과의원 원장.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전문의에게 듣는다] 이명
오희종 신경과의원 원장

이명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명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삐~, 뚜~, 쉬~, 치~, 쏴~, 웽~ 등의 소리를 호소한다. 이명은 자신만 느끼는 고통이기 때문에 불면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심지어 자살하고 싶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명의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치료를 받은 이명 환자의 75% 정도는 증상이 호전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이명에 대한 치료법이 뚜렷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지만 최근에는 약물요법, 소리치료, 정신과적 치료 등으로 증상의 호전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명은 왜 생기는 걸까. 이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달팽이관의 기능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오희종 신경과의원 원장은 “달팽이관은 소리의 진동을 전기적 신호로 바꿔 신경을 통해 대뇌에 전달하는 기관이다. 달팽이관 내부에 이상이 있으면 이명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달팽이관을 펴 보면 피아노 건반처럼 생겼다. 이 건반이 소리를 듣는 신경세포이고, 어느 부분에 손상이 발생했느냐에 따라 이명으로 들리는 소리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즉 소리를 받아들이는 달팽이관의 이상 증상은 이명, 감각이 없으면 난청으로 봐야 한다.

이명에 대한 객관적 측정법이 없다는 점에서 이명을 단어로 표현하는 구두매칭(verbal matching) 검사법으로 알아볼 수 있다. 이명을 ‘삐~’로 표현하는 경우 1천㎐ 이상의 주파수 대역에서 발생하는 순음이나 복합음 성분의 이명일 확률이 높다. 삐~ 하는 가벼운 이명 소리라고 결코 방심해선 안 된다. 삐 소리가 순음일 수 있지만, 여러 개의 순음이 합쳐져서 나오는 복합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복합음성 이명인 경우에는 청력 손실이 진행되고 있는 난청 주파수 대역이 여러 군데 있다는 말이다. 반면 ‘윙~’ ‘웽~’과 같은 소리가 들린다면 1천㎐ 미만의 주파수 대역에서 이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뚜~’로 표현하는 경우 낮은 주파수 대역에서 발생하는 이명이다. 또 자신의 이명을 삐~가 이닌 ‘시~’ ‘치~’ 등으로 묘사하는 경우 이는 잡음 성분의 이명임을 의미한다.

이명이 소리인 한 반드시 주파수 특성이 존재한다. 순음성 이명은 단일 또는 복합 주파수의 특성을 지니고, 잡음성 이명은 일정 대역 폭의 연속적 혹은 비연속적 주파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소리가 주파수로 나타날 수 있는 건 인간의 청각에서 가장 중요한 신경학적 원리라 할 수 있는 토노토피(청각피질 내 격자식으로 조직화된 일종의 주파수 지도)라는 고유한 청각적 특성 때문이다.

소리를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중추청각신경과 소리의 증폭에 관여하는 말초청각세포는 동일한 주파수를 처리하는 세포와 신경끼리 서로 짝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청각세포 손상 시 이러한 짝짓기 구조가 파괴된다. 건강한 청력의 경우 대뇌의 중추청각신경이 말초의 건강한 청각세포를 적정 수준으로 억제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이 있다. 이를 원음억제라고 한다.

만일 특정 주파수를 처리하는 말초청각세포가 손상될 경우 외부소리 없이 스스로 내는 이명 현상을 유발하게 된다.

이명의 형태는 아주 다양하다.

노령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이 바로 노인성 이명이다. 말 그대로 나이가 들면서 높은 음부터 서서히 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완치는 어렵지만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노인성 이명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두 번째로 4천㎐에 해당하는 달팽이관 내 세포가 파괴되어 나타나는 ‘소음성 난청’이 있다. 평소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많이 들었거나 총이나 대포소리 등 아주 심한 소음을 접했을 때 나타난다.

또 스트레스나 과로로 인해 신체 면역체계가 붕괴되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저주파 난청’도 있다. 이 경우 달팽이관내 림프액의 문제로 발생한다. 주로 젊은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조기 검진이 이뤄질 경우 완치 가능성도 높다. 증상은 높은 산에 올라간 것처럼 귀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들고 ‘웅~~’하는 소리가 귀에서 들린다.

이 밖에도 편두통을 인해 발생하는 청각 과민에 의한 이명도 있다. 이명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의 25%가 청각과민에 의한 이명이다.

오 원장은 “저주파 난청과 청각과민에 의한 이명은 약물치료로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소음성 난청은 치료가 쉽지 않다. 이 경우 약물치료로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고, 이명재활훈련치료인 소리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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