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예비 초등생을 위한 한글 학습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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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3 07:46  |  수정 2017-02-13 07:46  |  발행일 2017-02-13 제17면
“받아쓰기 자주 하면 글자에 두려움 생겨…책 많이 읽게 해야”
[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예비 초등생을 위한 한글 학습
자녀가 한글을 익히기 전에 듣고 말하기를 많이 하도록 지도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영남일보 DB>

1학년 1학기에 70차시 배정 한글 교육
입학전 한글 깨치지 않아도 지장 없어

대화로 듣기 말하기 자연스럽게 터득
글자에 관심을 가지면 읽기·쓰기해야

예비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자녀의 입학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 특히 한글 교육과 관련해 궁금한 점도 많고 얼마나 가르쳐 보내야 할지 걱정이 될 것이다. 처음 배우는 한글, 어떻게 하면 가정에서 잘 지도할 수 있을까.

Q: 초등학교에서는 한글을 어떻게 가르치나요.

A: 올해 신입생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개발된 새로운 교과서를 사용하는 첫 학년입니다. 새 교과서는 한글 학습을 학생의 발달 단계를 고려해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1학년 1학기에 약 70차시 정도의 시간을 배정해 한글을 배우지 않고 들어온 학생도 쉽게 한글을 익힐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초기 문자 지도 방법인 의미 중심 지도 방법과 발음 중심 지도 방법을 결합해 균형적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즉, 초등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낱말과 문장을 바탕으로 읽고 쓰는 활동과 한글 낱자(자음자와 모음자)를 익히고 글자의 짜임을 배우는 활동을 합니다. 이후 짧은 글을 읽고 쓰는 활동으로 확장됩니다.

Q: 입학 전, 가정에서 한글을 깨쳐야 하나요.

A: ‘한글을 깨친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문자 해득력을 갖추는 것을 ‘한글을 깨쳤다’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공식적으로 글자를 처음 배우는 시기가 초등학교 1학년이므로 입학 전에 한글을 깨치는 것에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됩니다.

많은 학부모가 한글을 익힌 후 학교에 보내야 하는 것 아닌지, 학교에서 한글교육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걱정합니다. 하지만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한글 교육에 대한 비중을 지난 교육과정에 비해 2~3배 이상 늘렸으니 지나친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아동의 언어는 음성 언어를 바탕으로 한 듣기, 말하기 능력이 먼저 발달하고, 그 다음 문자 언어를 바탕으로 한 읽기, 쓰기 능력이 발달합니다. 그러므로 글자를 잘 읽고, 잘 쓰기 위해서는 잘 듣고, 잘 말하는 활동이 선행돼야 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말을 잘 못하는 아이에게 계속 말을 걸어주면 자연스럽게 우리말을 들을 수 있게 되고, 형이나 언니, 누나가 말을 걸면 서로 대화가 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어느새 아이들은 주변의 글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궁금한 것을 묻게 됩니다. 그러면 부모는 글자를 읽고, 써보는 활동에 초점을 두고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활동 차원에서 한글 교육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Q: 받아쓰기를 많이 하면 한글을 깨치는 데 도움이 될까요.

받아쓰기는 생각보다 아이에게 어려운 학습 활동입니다. 받아쓰기는 글자를 읽고 쓰는 학습이라기보다 한글 맞춤법을 익히는 활동입니다.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받아쓰기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글자(나무, 구름)가 아니라 어법에 맞게 적는 글자(꽃, 낳다 등)를 쓰는 활동입니다. 이러한 글자를 제시하면서 받아쓰기 활동을 자주 하면 능숙하지 않은 아이의 경우 글자 쓰기에 두려움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한글을 익히기 위한 목적이라면 받아쓰기 활동보다 쉬운 글로 된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글자를 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글자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쉽게 접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받아쓰기의 효과에 대해 말을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후 집에서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면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Q: 가정에서 한글교육을 지도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글자를 익히기 전에 듣고, 말하기를 많이 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한글 읽기, 쓰기 과정 속에서도 듣기, 말하기는 계속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읽기와 관련해서는 글 없는 그림책이나 짧은 문장으로 된 그림책을 부모가 읽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문자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은 글자를 그림과 같이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들려주는 소리를 자주 들음으로써 글자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도 해당이 됩니다. 묵독 단계 전까지는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글을 자주 듣는 것이 좋습니다.

쓰기와 관련해서는 색연필이나 크레파스를 바르게 쥐고 여러 가지 선긋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자 쓰기에 대해 일찍 흥미를 가지는 아이가 있다고 하면 그림을 그리듯이 자연스럽게 글자를 자주 써 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최규홍 대구 해안초등학교 교사(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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