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을 도우려 양봉하는 비구니 스님…군위 홍제암 진성 스님

  • 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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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08   |  발행일 2017-02-08 제13면   |  수정 2017-02-09
“더불어 살아가는 것도 깨달음”
성금 기부에 색소폰 연주봉사
20170208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는 진성 스님이 벌통을 살펴보고 있다. <진성 스님 제공>

희망의 씨앗을 주는 비구니 진성 스님(58·군위군 소보면 위성리 홍제암)은 지난 14년 동안 인근 주민들의 애로사항 해결과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스님으로 소문이 나 있다.

스님은 양봉을 억척같이 해 양봉 전문가가 됐다. 전국 각지에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양봉을 배우기 위해 문의하거나 찾아오기도 한다. 기자가 방문한 그날도 스님은 양봉에 관한 문의 전화를 받고 설명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스님이 처음 양봉을 하려고 했을 때는 세인들이 ‘스님이 양봉으로 영리를 취한다’라는 인식을 가질까봐 망설였다. 하지만 수행자로서 자급자족하고 여력이 생기면 이웃을 돕는다는 결심을 다진 후 시작하게 됐다. 현재 스님이 관리하고 있는 벌통은 450군(통) 정도. 아카시아꿀과 밤꿀, 잡꿀 등을 생산하는 벌통은 150군, 나머지는 화분매개용이다.

스님은 양봉 외에도 된장, 고추장, 청국장을 담가 절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어려운 이웃이 있을 때는 솔선수범해서 돕기도 한다. 이 같은 봉사활동을 두고 주위에서는 스님을 ‘작은 부처님’이라고 일컬으며 칭찬이 자자하다. 스님은 된장을 얻어 가는 사람들이 “스님이 맛있는 된장을 주니 친정 엄마가 생각난다”고 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소박하고 따스한 마음을 가진 스님의 작은 나눔에서 감사와 행복이 느껴진다.

스님은 술을 좋아하는 이웃이 가정 파탄에 이르게 되자 진실한 보살핌으로 술과 담배를 끊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해 원만한 가정을 꾸리면서 행복하게 살도록 도왔다. 또 양봉을 배우고 싶다고 찾아온 사람이 설탕 살 돈이 없어 양봉할 수 없을 만큼 힘들게 사는 형편을 알고 설탕 15㎏짜리 100포대를 지원,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또한 이동하며 생활하는 양봉업자들에게 전기와 수도 등을 지원하기도 했으며, 한국 생활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에는 농사에 필요한 농기계를 지원하고 양봉을 가르쳐줘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뿐만 아니라 스님은 14년 전부터 매월 10만원씩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하던 것을 3년 전부터는 매월 50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스님은 다재다능해 다양한 방면으로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과 함께 7인조 색소폰 연주단을 조직, 군내 각종 행사 때 색소폰 연주로 주민들에게 흥겨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스님은 “인간이 벌처럼 정직하고, 협동심이 강하고, 부지런하게 살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다. 미물인 곤충에게서도 배울 점이 많다”며 벌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사찰 안에서만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지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도 깨달음을 얻는 길”이라고 말하는 스님의 모습에서 참다운 종교인과 봉사자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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