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태 원장의 한의학칼럼] 대한민국 한의약법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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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07 07:49  |  수정 2017-02-07 07:49  |  발행일 2017-02-07 제22면
[이상태 원장의 한의학칼럼] 대한민국 한의약법의 현주소

대한민국엔 전통의학인 한의학이 있다.

2016년 12월25일 중국은 중의약 관련 최상위법률인 ‘중화인민공화국 중의약법’이 공포됐다. 중국 중의약은 이제 ‘중의약법’이라는 날개를 달고 본격적인 세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자국민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2014년 기준 82%인 중의약과 설치율을 2020년까지 100%로 올려 중의진료량이 전체 진료량의 30% 이상 되도록 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미국에서는 컬럼비아대 부속병원, 캘리포니아 의과대학 부속병원,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 부속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도 침 치료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최근 미국응급의학회지에는 현재 미국 컬럼비아대학 부속병원 응급실에서 급성 통증 치료를 위해 활용되고 있는 한의학적 침 치료 증례가 보고되고 있다. 독일에선 2006년부터 일부 질환에 침치료에 대한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으며, 일본에선 암치료 거점병원 의사의 92.4%가 한약을 처방하고 있으며, 암환자에 대해서도 73.4%의 의사가 한약을 처방하고 있는 걸로 조사된 보고서가 있다.

반면 우리 한의학은 어떨까. 광복 후 70여 년이 지나도록 국립대학에 한의과대학이 없다. 이는 국가가 나서서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일을 민간에 맡긴 것이다. 또 국가의 면허를 받고 환자를 치료하는 한의사가 초음파나 X레이 등 진단에 필요한 기본적인 의료장비조차 사용에 제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독립된 한의약법이 없다 보니 생기는 문제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2013년 한 국회의원의 주도로 의해 한의약법이 국회에서 발의된 적이 있지만, 해당 국회의원은 온갖 협박과 욕설에 시달려야 했다. 이제라도 우리 전통의학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비전을 제시하여, 국민건강의 한 축을 담당할 뿐 아니라 장차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홍삼, 하수오, 오가피 등이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미명하에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 한의약이 좋다고 하지만 모든 침과 약이 좋은 것이 아니다. 같은 위장장애가 있는 환자라 할지라도 취해야 할 혈자리가 다를 수 있다.

면역력을 올리는 데 홍삼이 좋다지만 그건 기(氣)가 부족한 사람에게 좋은 것이고, 혈(血)이 부족한 사람에겐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즉 체질을 파악하고 맞춰서 적용해야 제대로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런 특성이 있어 서양사람들이 동양의학을 익히기가 쉽지 않은 점이 있다. 이 동양의학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오랜 전통과 능력을 가진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우리가 중심이 되어 전 세계에 한류 한의학을 보급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대경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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