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허리 디스크의 치료

  • 임호
  • |
  • 입력 2017-02-07 07:46  |  수정 2017-02-07 09:10  |  발행일 2017-02-07 제20면
신경차단술, 아픈 부위 주사로 약물 정확히 투여 ‘효과적’
20170207
대구 파티마병원 신경외과 이민석 과장

초기엔 소염진통제 등 약물·도수치료로 통증 해소
심하면 주사요법 6주정도 해본 후 수술하는게 좋아
하지마비 증세가 있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 찾아야

디스크는 우리 신체에서 목, 등, 허리에 있는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들어있는 물질인데 우리 몸이 유연하게 앞이나 뒤로 혹은 양옆으로 구부러지고 펴질 수 있게 도와준다.

디스크는 다른 신체 부위보다 노화가 일찍 일어나며 20대가 넘어가면 노화가 진행하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 내의 수분이 빠져나가게 되고 얇아지며 대부분 뒤쪽으로 밀려나오면서 척추뼈 뒤에 위치한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질병 초기에 증상이 많이 심하지 않을 때는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포함하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을 시도해본다. 디스크 질환이 초기인 경우에는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지만 심하면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 확실한 진단을 위해 허리 MRI검사를 하게 된다.

MRI로 디스크에 의해 신경이 눌리는 부위를 정확히 찾았다면, 주사요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신경차단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증 부위의 근육에 여러 군데 주사를 놓는 근육주사와는 전혀 다른 주사요법이다. 신경차단술은 환자가 엎드린 자세에서 꼬리뼈나 허리 쪽으로 X레이를 촬영해가며 주삿바늘이 신경이 눌린 위치에 정확히 도달했는지 확인한 뒤에 스테로이드와 국소마취제를 섞어서 아픈 신경 부위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20170207

국소마취제는 즉각적인 통증의 해소를 가져오고, 스테로이드는 디스크에 의해 신경에 발생한 염증반응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신경차단술을 받는 도중에 주사나 약물에 의해 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원래 아프던 허리나 다리 부위에 통증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주사가 정확히 아픈 신경에 들어갔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신경차단술을 받고 통증이 확연히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큰 효과가 없거나 또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이내 다시 아파지는 경우도 있다. 일주일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시행하기도 하지만 보통 3회 이상의 신경차단술에도 효과가 없다면 무리하게 더 시행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신경차단술과 비슷한 비수술적 요법으로 신경성형술이라고 불리는 치료도 있다.

신경성형술은 얇은 주삿바늘로 약만 주입하는 신경차단술과 달리 굵은 관을 꼬리뼈를 통해 밀어 넣어서 허리 디스크 부위까지 도달시킨 후 굵은 관 자체에 의해 물리적으로 디스크와 신경 사이를 벌려주고 스테로이드와 국소마취제를 포함해 신경이 디스크에 더 눌리지 않도록 유착방지제를 뿌려주는 방법이다. 신경차단술보다 효과적이며 그 효과가 더욱 오래간다는 얘기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

비수술적 요법은 어디까지나 통증만 감소시켜 줄 뿐 근본적으로 디스크를 제거하기는 어렵지만, 주사요법으로 통증이 사라진 후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자연스럽게 디스크가 줄어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곧바로 수술부터 시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 통상적으로 6주가량은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해보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수술적 요법을 받고 나서도 통증이 낫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는데, 매우 극심한 통증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마비 증세, 소변이 안 나오는 증상이 보일 때는 곧바로 조기에 수술을 결정하기도 한다. 특히 하지마비 같은 심각한 증세는 수술을 받더라도 회복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며 후유증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수술 요법에는 침습적 수술법과 비침습적 수술법이 있는데, 비침습적이란 절개 범위가 작고 수술 상처가 작은 수술법을 말한다. 보통 내시경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법이 비침습적 수술법에 해당한다. 수술 상처가 작으므로 근육 손상이 적고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지만 모든 경우에 비침습적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잘못된 수술방법을 선택할 경우 수술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침습적 수술의 경우에도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여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수술을 시행하므로 평균 3㎝ 정도의 상처만 남게 되며, 1주일가량 상처 치료를 시행하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정확한 검사와 진단 그리고 확실한 치료 방법의 선택과 시행이 이뤄져야만 괴로운 통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가벼운 걷기나 수영 등의 운동을 통해 허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이로우며 등산이나 계단 오르기 등의 무리한 운동을 조기에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