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미래숲’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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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4   |  발행일 2017-01-24 제31면   |  수정 2017-01-24
[CEO 칼럼] ‘미래숲’을 아시나요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2017년은 한국의 진로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중요한 한 해다. 최순실 게이트로 야기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으로 국내 상황이 매우 혼란하고 이와 맞물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의 경제적 보복 조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자가 최근 중국 출장을 다녀보면 중국 현지에서는 한한령 조치 등 한·중관계의 위기가 실감이 될 정도인데 우리 행정부는 마치 남의 일 보듯 구경하는 식으로 대처하는 것 같아 반성이 되곤 한다. 이런 때에 한·중 관계 개선을 고민하면서 그동안 중국 정부와 인민의 마음을 움직여왔던 사례가 무엇이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가장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한·중 간 협력 프로젝트로 미래숲에서 주도한 ‘쿠부치 사막의 나무심기 운동’을 들고 싶다.

미래숲은 1992년 한·중수교를 실무적으로 앞장서 리드했던 당시 주중 한국대사였던 권병현 대표가 공직을 퇴임한 후 2002년에 설립한 환경 NGO단체이다. 사막에 나무를 심는 대학생 봉사활동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이제는 ‘사막화 방지와 지구 살리기 운동’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NGO로 자리매김했다. 황사의 주요 발원지인 중국 쿠부치 사막에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과 함께 2006년부터 현재까지 약 2천975만2천㎡(900만 평)에 약 8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16㎞에 달하는 녹색장성을 건설, 사막화 확대를 막았다.

나무를 심는 데 그치지 않고 쿠부치 사막을 환경 난민들이 돌아와 살 수 있는 생태마을로 조성하고자 인프라, 농업시스템, 에너지에코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이 가능한 녹지로 복원하는 사막형 지속가능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그 범위를 확대해 ‘사막에 10억 그루 나무심기운동’을 범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건조지대사로 위촉받은 권 대표는 현재 다양한 형태의 지구 살리기 운동을 전 세계에 보급하는 ‘환경전도사’로 추앙받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청년 인재교류를 위해 한·중 녹색봉사단을 창설하여 매년 리더십 캠프, 문화축제, 녹색사절단 등의 프로그램을 운용하며 차세대 리더들의 교류의 장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2014년 한·중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사막화 방지 분야에서의 한·중 청년공동협력사업을 양국의 공공외교 분야 협력방안으로 채택했고, 이에 양국 외교부는 한·중 녹색봉사단 사업을 구체화하는 등 양국의 실질적인 협력을 유도하는 민간외교의 첨병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외에도 2015년부터 109개국 회원을 둔 유엔협회세계연맹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국제 청소년 세계시민교육사업을 진행하는 등 전 세계적인 규모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미래숲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뿐만 아니라 차세대 인재교류를 위해 국적, 인종, 성별, 이념, 문화, 종교를 초월한 독창적인 국제협력 모델을 만들어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이 미래숲이 더 큰 개념의 ‘그린 빅텐트’를 열어주기를 바란다. 사막화 방지 등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차세대 육성과 함께 그들이 살아갈 미래사회의 안전·평화·복지를 위해 공공외교의 영역을 최대한 확대해 국가 간 정치·군사적 한계와 갈등을 뛰어넘는 신문명적 가치(新常態)를 이끌어내는 데 앞장서주길 바란다. 차세대 미래사회를 위해 협력하며 쌓은 인도주의적 신뢰는 장차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숱한 장애물을 뛰어넘어 초국경적 상생의 가치를 도출하는 새로운 시대정신과 미래사회의 꿈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한·중수교 25주년이 되는 해이다. 미래숲을 이끄는 권 대표가 초대 주중 한국대사로 1992년 한·중수교와 함께 한·중 우호협력관계의 새 길을 개척했던 것처럼 중국의 광대한 불모의 땅 쿠부치 사막에 8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으며 녹색성장의 위업을 달성해온 그 비전과 열정과 능력을 오늘에 되살려, 사드 문제 및 한한령 등으로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 한·중관계의 황량한 불화의 땅에 제2의 푸른 희망의 숲의 활로를 개척해주기를 바란다.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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