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대형마트시대…이마트 신규점포 0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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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3 07:51  |  수정 2017-01-23 07:51  |  발행일 2017-01-23 제19면
업계 1위 오픈 24년만에 처음
홈플러스도 “출점계획 없어”
롯데마트만 2개점 신규 계획
시장포화로 급격히 하향추세

대형마트 전성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1993년 1호점을 선보인 지 24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신규 점포를 내지 않기로 했다. 홈플러스도 올해 구체적 출점 계획이 없고, 롯데마트만 2개 점포를 출점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한때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유통업계의 총아’로 대접받던 대형마트의 성장동력에 힘이 빠지는 상징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마트는 24년 전인 1993년 11월 서울 도봉구 창동에 1호점을 개점한 뒤 매년 꾸준히 신규점을 출점하며 점포 수를 확대해 왔지만, 올핸 처음으로 신규점을 내지 않는다고 22일 밝혔다. 대신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만 3개 출점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2001년 14개로 정점을 찍었던 이마트의 신규점 출점 수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해 최근 3년간은 연간 1~5개 점포를 출점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도 올해 구체적 출점 계획이 없는 상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3년간 1~2개 점포를 꾸준히 출점했지만 올해는 계획이 없다. 다만, 연말쯤 1개점을 출점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마저도 일정이 늦춰지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후발주자인 롯데마트는 올해 대구칠성점을 포함해 2개점을 출점할 계획이어서 겨우 체면치레를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대구칠성점은 빅마켓이 아닌 일반형으로 오는 10월 개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가 올해 처음으로 신규점을 내지 않는 것은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대형마트 규제를 대폭 강화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등에 따라 출점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은 격주 일요일 의무휴업, 전통시장 인근 출점 제한, 신규 출점 시 인근 중소상인과 상생협의 의무화 등 대형마트의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대형마트 업계는 의무휴업제가 본격 도입된 2012년 이후 급격히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2000년 10조6천억원이었던 대형마트 시장 규모는 2003년 19조2천억원으로 급성장하며 처음으로 백화점 시장 규모(17조2천억원)를 넘어섰으며 2008년에는 3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당국의 강력한 규제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해 2013~2015년에는 3년 연속 39조원대에 머물며 40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기간 대형마트 시장의 성장률은 0.3~1.6%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아직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잠정 집계한 지난해 매출은 40조1천억원으로 처음으로 40조원의 벽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통산업발전법 등의 영향으로 대형마트 업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데다 온라인 쇼핑 트렌드 확대와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성장세가 정체된 상황”이라고 분석하면서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 강화 등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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