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삶’ 로또·술·담배 판매량 증가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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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3 07:24  |  수정 2017-01-23 07:24  |  발행일 2017-01-23 제18면
지난해 경기 불황 지속 영향
로또, 판매량 기준 사상 최대
담배·주류 판매량도 급증세
‘팍팍한 삶’ 로또·술·담배 판매량 증가

‘대구·경북 최다 당첨, 1등 18억원’

지난 21일 이런 문구가 적힌 이른바 ‘로또 명당집’ 앞은 20명 넘는 사람들로 붐볐다. 가게 앞을 지나던 사람도 ‘축 당첨 1등’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보고 가던 발길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로또 발표를 앞둔 금·토요일이면 이렇듯 로또 명당집에는 ‘한 방’을 기대하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최근엔 평일 낮에도 로또 명당집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로또는 지난해 하루 평균 97억원어치 이상 판매됐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 불황에 국정 혼란이 지속되는 데다 물가까지 치솟아 한방을 꿈꾸는 서민이 적지 않다.

일주일에 1회 정도 꾸준히 로또를 구입하고 있다는 오모씨(30)는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집을 사고 결혼을 하기엔 경제력이 턱없이 부족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로또를 구입하고 있다. 로또를 사면 기대 심리 때문에 삶이 팍팍해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불황에 로또 판매량뿐만 아니라 술, 담배 판매량도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 판매량은 약 729억개비로 전년도의 667억개비보다 9.3% 증가했다. 20개비 한 갑 기준으로 보면 약 36억4천만갑이 팔린 셈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담배 매출은 전년 대비 17.7%, 주류 매출은 5.2% 증가했다. 한 대형 편의점의 경우 지난해 주류 매출이 전년보다 28.4%나 급증했다.

불경기에는 술, 담배를 비롯해 초저가 제품, 사행성을 띤 사업 등 소위 ‘죄악 산업’이 인기를 끈다.

경기가 나쁠수록 요행을 바라거나 술, 담배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죄악산업이 성장하는 건 암울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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