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색 돈 과수농 “저품위사과 수매금 올라 다행”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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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3 07:37  |  수정 2017-01-23 07:37  |  발행일 2017-01-23 제9면
■ 대구경북능금농협 의성농산물유통센터 수매현장 가보니…
화색 돈 과수농 “저품위사과 수매금 올라 다행”
지난 19일 의성군 의성읍 대구경북능금농협 의성농산물유통센터에서 저품위 사과에 대한 수매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이석형씨(오른쪽)가 자신이 가지고 온 저품위 사과를 농협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즐거운 마음으로 마대에 담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의성군 의성읍 대구경북능금농협 의성농산물유통센터 창고 앞. 저품위 사과의 시장격리를 위한 수매가 열흘째 이어지고 있었다. 사과가격 안정을 위한 조처다. 사과를 가득 실은 1t 차량이 길게 줄을 서 수매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가운 날씨지만 차례를 기다리는 과수농의 표정은 밝았다. 올해부터 경북도와 시·군이 사과 가격의 안정적 지지를 통한 농가 경영안정을 돕기 위해 저품위 사과에 대한 수매금을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능금농협만 저품위 사과에 대해 지원해 왔다. 이융기 대구경북능금농협 의성농산물유통센터 센터장은 “저품위 사과 수매는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과 출하량 조절에 나선 지자체

지난해 도내 사과 생산량은 35만3천t으로 2015년 37만3천t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평년 28만4천t 대비 24% 증가한 물량이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현재 10㎏ 기준 사과(후지) 도매가격은 2만4천61원으로 평년 3만533원 대비 21% 정도 낮다.

도는 이러한 어려운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중만생종 사과의 본격 출하시기인 지난해 9월부터 산지 모니터링 등 관측을 강화하고 가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왔다. 낮은 가격대가 지속되자 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 시·군 및 관계기관 실무협의회 등을 통해 중·하위품 사과가 시장으로 유통되는 것을 차단시키고 저장량의 일부를 가공처리한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지난해 사과생산량 24% 늘어
10㎏ 도매가 평년보다 21% ↓
道, 가격보전 위해 60억 마련
올해부터 수매비 8천원 받아
“과잉생산 등 대책마련 나서야”


도는 이를 위해 60억원의 수매자금을 마련했다. 이달부터 연간 1만5천t(75만상자/20㎏)에 달하는 저품위 사과를 가공용으로 수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농가는 올해부터 저품위 사과의 지원비를 20㎏당 5천원에서 도와 시·군비 3천원이 포함된 8천원을 받는다. 이 가운데 올해 의성지역 저품위 사과는 50t가량 수매가 예정돼 있다.

의성 원당사과작목반장 이석형씨(54)는 “사과 재배면적이 늘면서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등 어려움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저품위 사과가 많으면 속이 이만저만 타는 게 아닌데 다행히 지원금이 조금 올라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이관수씨(58·의성읍)는 “부패가 심해 수매조차 못하는 사과는 처리할 곳이 마땅치 않다. 이렇다 보니 인근 도랑이나 과수원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자치단체가 이것을 일괄 수거해 액비로 만들어 지원한다면 환경도 보호하고 일석이조가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가격 안정을 위한 농가 관심 필요

각 지역 사업장을 통해 수매된 저품위 사과들은 군위군 의흥면에 있는 대구경북능금농협 음료가공공장에 모아진다. 이곳에서 세척 등을 통해 가공용 농축액으로 판매된다. 황관구 대구능금농협 음료가공공장장은 “국내 농축액 시장규모는 1만t 정도이다. 이 가운데 수입이 7천t, 국산이 3천t을 차지한다”면서 “저가의 수입품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산은 단가를 맞출 수 없어 판매에 애를 먹는데 올해 가격 손실에 대한 지원이 늘면서 우리 제품이 수입 농축액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도의 저품위 사과 수매는 최근 과잉 생산과 소비감소 등으로 가격이 낮게 형성됨에 따른 단기적 대책인 만큼 장기적인 방안에도 강구하고 있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지속적인 가격안정을 위해서는 통합마케팅 참여 확대, 의무 자조금 조성을 통한 농가 자율적 수급관리체계 구축이 중요한 만큼 농가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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