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시각에서 본 마르틴 루터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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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1   |  발행일 2017-01-21 제16면   |  수정 2017-01-21
역사적 시각에서 본 마르틴 루터
뤼시앵 페브르 지음/ 김중현 옮김/이른비/ 360쪽/ 2만원

16세기 독일 종교개혁가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신성로마제국 아래서 정치적·사회적으로 복잡하게 맞물리던 격동의 유럽 역사를 성찰하고 있는 책이다.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은 페브르의 저술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으로 꼽으면서 ‘자신의 운명과 역사의 운명을 주도하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고 평했다.

페브르는 서문에서 이 책을 한 사람의 전기도 아니요, 평가는 더더욱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한 인간의 생애를 다루며 그 양쪽을 비켜가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저술 관점의 독창성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적 표현을 한 것도 아니다. 그 의도는 다음 구절에서 확인한다. ‘루터를 판단하지 않는다. 차분히 평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우리는 그저 마지막까지 판단을 미룰 따름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화에 대한 경계다. 루터에 대한 전적인 호평이나 맹목적 비판도 하지 않는다. 페브르는 역사가로서 시종일관 한 인간의 운명을 치열하게 사유하고 판단한다. 그는 이 책에서 가톨릭사가 데니폴리 신부가 루터의 명성을 깎아내릴 의도로 촉발한 논쟁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그는 루터 사상의 깊이와 통일성을 입증하려고 노력하면서 루터가 ‘근대사회와 근대정신의 창시자 가운데 한 사람’일 뿐만 아니라 ‘게르만 사회와 독일정신의 창시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보았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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