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헛심 쓴 ‘종횡무진 행보’…관심 못 끈 ‘외교관식 화법’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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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0   |  발행일 2017-01-20 제4면   |  수정 2017-01-20
潘 귀국 일주일 컨벤션 효과 기대이하
20170120
MB 만난 반기문//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사무실을 방문, 이 전 대통령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행보 나섰지만 지지율 답보
“명확한 메시지로 타깃 정하고
다음달 초까지 승부수 띄워야”


지난 12일 귀국해 지역과 이념을 초월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몸값 상승’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영호남과 좌우 진영을 넘나들며 하루 수백㎞를 누비며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는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제자리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10년 만의 완전 귀국’이라는 정치 이벤트를 계기로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대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귀국 1주일이 지나면서 ‘컨벤션 효과’를 누릴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6∼18일 실시해 19일 발표한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전주보다 2.0%포인트 오른 28.1%를 기록했지만, 반 전 총장은 0.4%포인트 떨어진 21.8%에 머물렀다. 앞서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15∼16일 조사해 18일 공개한 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는 31.4%, 반 전 총장은 20.0%의 지지율을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수치는 결국 반 전 총장이 보수와 진보 어느 쪽에도 확고한 지지층이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선택과 집중’ 없는 종횡무진 행보와 모호한 ‘외교관식 화법’으로는 보수층도, 진보층도 힘 있게 끌어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반 전 총장의 동선과 메시지를 짜는 보좌진이 정치경험이 부족한 외교관 출신 그룹과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 일부 친이(親이명박)계로 구성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국내 착지에서 보였던 불안한 모습을 가다듬고 반등을 꾀하는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확한 메시지로 타깃을 정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짧은 기간 너무 많은 곳을 가고 얘기를 하다 보니 메시지 부재 현상이 나타나고 중심 콘셉트가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이 19일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도 이런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에서는 반 전 총장이 이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를 찾은 데 이어 20일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컨벤션 효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번 ‘릴레이 귀국 인사’ 자리에서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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