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여성 목소리에 집중…양성평등·일가정양립 문화확산 노력”

  • 김은경 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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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9   |  발행일 2017-01-19 제22면   |  수정 2017-01-19
■ 여성이 행복한 대구 만들려면…대구 여성계 3인의 올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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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 하영숙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 권영현 대구시 청년위원회 여성위원장(왼쪽부터)이 ‘여성이 행복한 도시, 대구’를 건설하기 위한 방안을 이야기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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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도시의 조건은 무엇일까. 아이와 여성, 시민 모두가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이 보장되는 도시이어야 할 것이다. 또 풍부한 일자리와 안정적인 생활기반,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져야 할 것이다. 결국 좋은 도시란 바꿔 말하면 여성이 살고 싶은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하영숙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 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 권영현 대구시 청년위원회 여성위원장 등 대구지역 여성계를 대표하는 3인이 한자리에 모여 ‘여성이 행복한 도시, 대구’를 이야기했다.

-대구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권영현 위원장 “대구는 지금 청년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또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청년여성에 관한 특별한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대구시가 내놓은 청년정책을 살펴보면 청년여성을 위한 정책은 전체 청년정책 49개 중에서 1개에 불과하다. 더 많은 청년여성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하영숙 정책관 “여성이 살고 싶은 도시가 시민이 행복한 도시의 척도가 된다는 점에 기인하여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서 최고 수준의 장시간 근로시간을 기록하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이 곤란한 환경에 처해 있다. 여성일자리를 늘리고, 가족행복을 키우며, 여성과 아동 권익을 증진하고 양성평등과 균형잡힌 일·가정 생활을 적극 지원하도록 함으로써 여성이 행복한 대구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겠다.”

▶정일선 대표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여성이 살기에 좋은 환경은 못 된다. 하지만 대구에서 여성으로 살기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살아볼 만하다’, 나아가 ‘딸들을 위해 더 나은 대구를 만들어보자’는 변화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대구여성의 피에는 진취적인 DNA가 면면히 흐르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와 저력을 바탕으로 대구를 변화시키는 여성의 움직임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올해 ‘여성이 행복한 대구’를 위해 잡힌 계획이 있다면.

▶권 위원장 “지난해 대구시 청년위원회 여성들을 중심으로 대구시 청년여성 커뮤니티를 발족했다. 대구지역 청년 여성들의 소통을 통한 정책 발굴 및 이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청년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커뮤니티를 보장하고, 청년들과의 소통을 통한 젠더 의식 함양을 지향함으로써 양성평등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정 대표 “대구여성가족재단은 올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가장 큰 변화는 조직개편을 통해 가족정책팀을 신설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오던 여성정책과 함께 싱글족, 다문화가족, 한부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 출현에 따른 가족정책개발에 힘쓸 것이다. 또 올해 재단에서 집중하고 있는 두 가지 주제는 청년여성과 양성평등이다. 먼저 지역과 여성이라는 이중적 차별을 겪고 있는 청년여성 문제에 주목하기 위해 청바지 포럼을 운영하고, 청년여성 통계와 실태를 정리한 정책풍향계, 청년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정책수요사례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이 밖에 지난해 우리 사회를 강타한 페미니즘 열풍에 맞춰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양성평등교육, 남성을 위한 여성학을 신설해 보수적인 대구의 분위기를 바꿔나가겠다.”

▶하 정책관 “올해 대구여성 정책의 비전은 ‘일愛집愛 행복한 대구’로 정했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정책관실 예산도 지난해 5천21억원에서 올해는 5천195억원으로 174억원, 3.4%포인트 늘었다. 확대된 예산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공감하고,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여성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 달라지는 대구시 여성정책을 얘기하면 △굿잡버스 본격가동 △가족친화인증 기관 확대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지원 확대 △입양축하금 신규지원 △취약위기 가족지원 △다문화가족 지원 확대 △미혼모시설 입소대상 확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확대 등이 있다. 일가정양립, 양성평등, 보육과 출산·아동·양육 등 다양한 정책들을 촘촘하고, 세밀하게 펼쳐나가도록 하겠다.”

-대구시 여성정책이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나.

▶권 위원장 “대구시에는 청년여성과 관련된 데이터베이스가 전혀 없다. 이 부분을 새롭게 구축하고, 청년여성에 대한 기본적인 인적조사가 수반되어야 한다. 앞으로 모든 여성정책에 기본적으로 청년여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청년도시 대구건설을 선포한 대구가 앞으로는 여성이 행복한 도시 대구로도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청년여성이 참여할 수 있는 할당량을 늘리고, 청년여성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이 필요하다.”

▶정 대표 “지난해 풀뿌리여성조직 지원사업을 했는데 연말 성과보고회 때 정말 감동적이었다. 아이디어와 활동의지는 있는데, 초기자금이 없어서 엄두를 못 내는 여성들에게 소모임당 100만~200만원의 시드머니를 지원했더니 2배, 3배의 성과를 가져왔다. 대구 곳곳에 능력있는 여성이 많이 숨어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들의 에너지를 밖으로 이끌어내 자아실현 및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무엇보다 2017년 정유년의 화두는 ‘소통’이어야 할 것 같다. 남녀 간, 세대 간, 계층 간 경계를 없애고, 성평등한 문화가 확산된다면 보수적인 대구도 살아볼 만한 도시로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사진=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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