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 수리권으로 본 대구취수원 이전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1-18   |  발행일 2017-01-18 제29면   |  수정 2017-01-18
20170118
김휘태 (안동시 공무원)

대구취수원 이전을 이야기한 지가 10년도 넘었지만 애꿎은 구미시만 원망하고 있는 대구시나, 남의 동네 불구경하듯 방관만 하고 있는 경북도나, 대구·경북 상생발전의 일선에 서있는 북부지역 시·군이나 모두가 마땅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또 한 해를 넘긴 현실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다.

게다가 지금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구미 상류지점은 산단 유해물질을 피한다고 해도 그보다 더한 마이크로시스틴 독성녹조 발생으로 이제는 취수원 이전 위치로는 적합하지 않으며, 강변여과수 등 취수원 다원화 방안도 검증되지 않은 어려운 현실임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정부와 대구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은 수자원공사 광역상수도 사업으로 향후 수자원공사 경영차원의 물값 인상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된다. 현행 수도법으로 지방광역상수도사업도 가능하고, 민간상수도사업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수리권 차원에서 대구취수원 이전에 대한 주도면밀한 검토를 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수공광역상수도사업과 지방광역상수도사업을 비교해 보면 우선 수공상수도는 경영차원의 이윤을 창출해야 하지만, 지방상수도는 공영으로 서민생활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적정 공공요금으로 운영된다.

수공상수도 재정은 외부로 유출돼 수공경영에 쓰이지만 지방상수도 재정은 지역에 투입돼 지방자치에 쓰인다. 또 수공상수도는 외부 인력과 기술로 운영되지만 지방상수도는 지역 인력과 기술로 운영되므로 인력과 기술 육성의 선순환구조가 이루어져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타 지역 사례를 보면 전국의 지방상수도 중에서 제일 먼저 수자원공사에 위탁운영한 충남 논산시를 비롯한 경기도 양주시, 충북 단양시 등 전국의 10여개 지방상수도에서 요금인상으로 주민 불만이 고조되어 수공위탁운영을 철회하고자 발버둥치고 있다. 프랑스·볼리비아 등 해외에서도 요금인상으로 주민들의 저항이 일어나 상수도 위탁운영을 철회하고 공영상수도로 환수하여 공공성을 다시 회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천에 흐르는 물은 공공재로서 그 지역에서 합리적으로 이용할 분명한 권리가 있고, 그런 만큼 그 지역에서 수질오염을 방지할 책임도 있다. 하천은 지역경계를 넘어 연속적으로 흘러 수계로 관리되므로 상·하류 지역 간 상호협력으로 맑은 물을 취·정수해 지역주민들에게 공급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그러므로 대구·경북 시·군 상·하류지역 간 상호협력을 통해 북부지역 상류에서 맑은 낙동강 물을 대구지역에 공급해주고, 대구취수원에서 상류로 하천유지수를 되돌려 주는 ‘낙동강 물 선순환 구조 지방광역상수도사업’을 지역의 수리권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제안해본다.

이렇게 상류순환이 이루어진 후에 만약 현재 위치의 대구취수원에서 오염수가 유입되면 도수를 중단시킨다. 상류취수량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비상급수 하는 안전대책도 미리 마련해 상류지역 주민들이 대구취수원 이전에 따른 걱정을 하지 않도록 충분하게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방안이 최선의 대책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대구지역 맑은 물 공급대책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므로 우선 현실적인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뜻임을 밝혀둔다. 구미산단의 중금속 화학물질과 낙동강 보의 독성녹조 등의 오염발생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오염유입 완전차단과 낙동강 재자연화 등의 항구적인 수질개선 대책이 하루빨리 추진되기를 소원하는 바이다.

지방자치시대에 중앙정부나 다른 지역을 바라보고 타 기관에 의지하고 하소연할 일이 아니다. 대구·경북 우리 스스로 뭉치면 대구취수원 이전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상·하류지역 간에 맑은 물 공급과 경제 활성화를 이루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새해에는 꼭 실천해 보자! 김휘태 (안동시 공무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