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생길의 시작…“중학교때 벼락치기 공부, 이젠 절대 안 통해”

  • 이효설,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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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6 07:40  |  수정 2017-01-16 07:40  |  발행일 2017-01-16 제15면
■ 예비高1 위한 경북여고 선배들의 ‘똑똑한 고교생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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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경북여고에서 만난 학생들은 “고등학교는 중학교보다 공부량이 많은 데다 준비할 것이 많지만, 자신을 믿고 꾸준히 하다 보면 그렇게 힘든 것만은 아니다”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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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고 세 학생이 예비신입생들의 학교생활 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교정을 둘러보고 있다.

올해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학생들은 기대도 많겠지만 두려움도 적잖을 것이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만큼 성적 문제가 관건일 테고, 복잡한 입시제도를 몰라 벌써부터 주눅이 들어있을 수도 있겠다. 대구 경북여고 1·2학년 학생들을 만나 ‘똑똑한 고교 생활(학업)을 위한 선배들의 꿀팁’을 정리했다.

◆늘어난 학교 생활 시간 즐겨야

수업시간이 45분에서 50분으로 늘어난다. ‘고작 5분’이지만, 많은 학생이 처음 고등학교에 들어오면 이 부분 때문에 적잖게 시달린다. 새내기 고1이라면 5분 단축수업을 해주는 교사에 열광하기 마련이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경북여고 1학년의 경우, 오전 8시 등교 후 정규수업 7교시를 마치고 8·9교시는 보충수업을 한다. 오후 6시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저녁 급식이 있고, 오후 7시20분부터 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한다. 희망자는 밤 11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를 할 수 있다. 무려 14~15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것이다.


공부량도 많고 돌아서면 시험
3∼4주 전부터 준비 시작해야
주말에도 학교 나오는 것 강추
뭐 하나라도 공부하게 되니까



엄소연양(1학년)은 “학교를 집처럼 생각하는 게 편할 것이다. 하루종일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집에 가서 잔다고 보면 된다. 처음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눈이 빠질 듯 아프고 몸이 부서질 것 같았는데, 적응되니까 괜찮은 것 같다. 지레 겁 먹을 필요 없다”고 귀띔했다. 동급생인 김지현양도 “맞아, 맞아! 시험 끝나고 집에 있으면 뭔가 이상해. 난 그래서 주말에도 학교에 나온다니까.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다 나와 있고”하며 맞장구쳤다.

◆한 학기에 시험 5∼6회

시험횟수도 중학교보다 많다. 중학교 때는 중간·기말과 같은 내신이 주로 절대평가 형식으로 치러졌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에이, 중학교 땐 벼락치기하면 성적 어느 정도 나와요. 고등학교는 절대 안 되지. 벼락치기” 하며 입을 모았다. 이들은 시험 3~4주 전부터 준비에 들어간다고 했다.

고등학교 시험은 3·6·9·11월에 치러지는 모의고사, 내신으로 불리는 중간·기말 시험, 수행평가가 있다. 1학년 1학기의 경우, 3월 모의고사-중간고사-수행평가-6월 모의고사-기말시험이 있다. 2학기도 비슷하다.

김경민양(2학년)은 “고등학교에는 시험이 많을뿐더러 상대평가다. 이 점이 힘들다”면서 “시험을 아무리 잘 쳐도 다른 친구들이 같이 잘 치면 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시험을 좀 못쳐야 내가 올라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험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고 하자, 엄양은 “모의고사는 수능 대비 시험이라고 보면 된다. 내신에 반영되지 않고 자신의 수능 등급을 알 수 있다. 부담을 덜 가지되 이것 역시 수능 공부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수학은 한 학기 정도만 선행학습

시험 얘기가 나오자 선행학습이 화두가 됐다. 얼마나 준비하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야 할까? 선행을 안 하면 정말 뒤처질까. 학생들은 과도한 선행학습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놨다.

학생들은 “수학은 한 학기 정도 선행학습을 하고 오면 좋다. 고등학교는 진도가 빠른데, 새롭게 등장하는 각종 수학기호나 복잡한 개념을 수업시간에 처음 접하면 못 알아들을 수 있다”고 공통적으로 조언했다. 1년 이상 선행을 하는 것은 기억이 잘 나지도 않을뿐더러 별 도움도 안된다고도 했다.

이과생인 엄양은 “1학년 수학을 인터넷 강의를 통해 한번 쭉 훑어볼 것을 추천한다. 이 정도 해놓으면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바로 몰입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내신 관리의 중요성은 이날 인터뷰에서 여러 번 얘기가 나왔다. 학생들은 ‘내신’을 ‘보험’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했다.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 반대로 ‘정시’는 ‘한방’이라고 했다. 잘 치면 대박이지만 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른 건 놓치더라도 내신을 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김지현양은 “1학년 때 내신을 못쳤다고 포기해선 안된다. 2·3학년 올라가면서 성적이 오르면 오히려 수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조언했다.

◆예비 고1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이들은 인터뷰 말미에 “수시가 뭐고, 내가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려면 학교생활기록부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올 때쯤 1년이 후딱 지나가 있다”면서 “입학하기 전에 원하는 대학 정도는 알아보고 입시 전형을 파악해두면 좋을 것 같다. 학교별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세하게 나오니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입시 전형은 종류가 무수히 많을뿐더러 대학마다 명칭도 다 다르다. 괜한 혼란만 부추길 수 있으니 입시전형에 대한 기본적인 숙지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이 되라’는 꿀팁도 빠뜨리지 않았다. 성적이 다소 낮아도 수업시간에 경청하는 학생은 학생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 학생부가 학교생활에 대한 평가인 만큼 선생님이 던져주는 입시 정보가 아주 유익하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스스로 통제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현실적인 멘트도 나왔다. 김지현양은 “주말에도 학교에 나오는 것을 ‘강추’한다. 집에 있으면 멍하니 시간만 죽일 때가 많다. 학교에 나오면 하나라도 공부하게 돼 있다”고 했다. 학생 셋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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