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선수단 물갈이 대신 ‘조직력 강화’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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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2   |  발행일 2017-01-12 제24면   |  수정 2017-01-12
대어급 영입보다 내실에 집중…육성의 대가 조광래 매직 기대
강원FC 등 공격적 영입과 대비…스타급 보강 없어 재강등 우려

불안과 기대가 교차한다. 시민구단 대구FC를 바라보는 팬들의 솔직한 시각이다. 대구는 올시즌부터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뛴다.

대구는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일부 포지션을 보강하는 차원에 그쳤다.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 주전 멤버들이 여전히 핵심 전력이다. 외국인 선수도 절반만 바뀌었다.

대구의 국내 선수 영입은 대전시티즌 출신의 미드필더 김선민과 부천FC 출신의 중앙수비수 한희훈이 전부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는 “부상이나 경고누적에 따른 전력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영입”이라고 밝혔다. 김선민과 한희훈의 기량이 기존 주전들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교체 멤버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용병의 경우, 파울로와 알렉스를 내보낸 대신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레오와 주니오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대구의 클래식 승격을 이끈 세징야는 대구로 완전 이적했고, 아시아쿼터인 에델은 잔류했다.

대구의 행보는 나란히 클래식 승격에 성공한 강원FC와 사뭇 다르다. 또 클래식 하위팀의 적극적인 전력 보강과도 거리가 멀다.

강원은 과감한 ‘선수 쇼핑’으로 이적 시장에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정조국을 비롯해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이근호와 수비수 오범석 등 거물급 선수를 한꺼번에 쓸어담았다. 단숨에 클래식 상위권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강원이다.

지난해 클래식에 힘겹게 잔류했던 인천 유나이티드는 선수단을 대폭 물갈이했다. 이기형 감독은 전체 32명의 선수 가운데 절반이 넘는 19명을 내보내거나 계약 해지했다. 아시아쿼터를 포함해 용병 4명을 모두 이적시켰고, 주전 선수 9명이 유니폼을 벗었다.

강원 및 인천과 비교하면 대구의 영입 작업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일각에선 동계훈련을 통해 아무리 기존 선수들의 기량을 업그레이드시킨다고 해도 클래식에서 통할 것인지 의문을 나타내기도 한다. 다시 챌린지로 강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작 대구는 자신만만이다. 손현준 감독은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며 목표를 크게 세웠다.

대구가 ‘믿는 구석’은 조직력이다. 기존 선수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훨씬 더 끈끈하게 뭉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본다. 기존 선수들이 클래식 도전을 계기로 스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됐다. 대구가 조직력을 강조한 것은 수원FC 때문이다. 2015년 클래식으로 승격한 수원FC는 이름있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으나, 지난해 챌린지로 다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새로 영입된 선수와 기존 선수 간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오히려 전력에 마이너스 효과를 일으킨 탓이다.

‘조광래 매직’도 대구의 기대 요인이다. 조 대표이사는 2010년 도민구단 경남FC 감독을 맡아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별다른 스타플레이어가 없었던 경남은 초반 기세를 올리며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다. ‘조광래 유치원생’으로 불린 경남의 젊은 유망주들이 K리그를 휘저었다는 게 당시의 평가였다. 그해 경남의 최종 순위는 6위를 기록했다.

조 대표이사도 경남의 ‘경험’을 의식한 듯 “대구 선수들이 젊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초반에만 잘 버티면 기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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