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감경기·소비심리 최악…내수 살릴 처방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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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1   |  발행일 2017-01-11 제31면   |  수정 2017-01-11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새해에도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국정혼란, 가계부채 증가, 김영란법 등으로 사상 최악의 소비절벽이 우려된다. 여기다 생활물가까지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이 아예 지갑을 닫아 연말연시 특수와 설 대목도 실종된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어 내수 활성화 대책이 절실하다. 정부는 올해 5월 첫째 주에 최장 9일의 황금연휴를 조성하고, 올 예산의 30%이상을 1분기 조기 집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될지는 미지수다.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비심리와 체감경기는 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추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집계돼 11월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이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과 같은 수준이어서 7년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93.0에 머물렀다. 특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는 대구가 울산·인천과 함께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체감 경기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체 2천4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 1분기 경기전망지수(BSI)는 지난해 4분기(86)보다 18포인트 떨어진 68을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61~75)과 비슷한 수치다.

지표상으로 나타난 소비위축은 실물경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최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대구·경북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구지역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113.0으로 전년 동월대비 8.6% 감소했다. 백화점 판매액도 13.1% 줄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2월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문제는 수렁에 빠진 소비가 앞으로도 헤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데다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만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고령층 비중이 커진다는 점도 소비절벽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소비절벽은 기업의 생산과 투자를 위축시키고 결국 실업자 증가와 경제성장률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정부는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 회복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종합처방전을 내놓아야 한다.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저소득층의 가계소득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생활물가와 가계부채 관리에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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