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경북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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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1

55년만의 흑자 대구공항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K2와 통합이전하는 게
불가피한 선택이라지만
정말 다른 대안은 없나

국방부의 통합대구공항 이전후보지 주민설명회가 지난 9일부터 군위와 의성 등지에서 열리고 있다. 곳곳에서 반대 의견이 쏟아지며 파열음도 적지 않다.

지난해 6월21일 영남권 신공항 입지가 밀양도, 가덕도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된 뒤 불과 20일 만인 같은해 7월11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불가피성을 피력하다, 느닷없이 K2공군기지와 대구국제공항 통합이전 카드를 꺼냈다. 성주의 사드 배치 발표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밀양 신공항 무산과 사드 배치에 따른 정부의 TK(대구·경북)민심 달래기용이었지만 대구시는 적극적인 추진의지를 나타냈다. 신공항 사태 해결을 위해 목숨까지 걸겠다던 권영진 대구시장으로서는 밀양 신공항 무산에 따른 국면전환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후 통합대구공항 이전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방부와 국토교통부의 짐을 덜어주는 형국까지 연출됐다. 이런 과정에서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용역에 대한 대구시의 검증작업은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1961년 개항 후 55년 만인 지난해 첫 흑자로 돌아선 대구국제공항의 이전을 두고 대구시가 첫 단추를 잘못 꿴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항공 전문가들은 대구국제공항의 연간 여객이 2016년 250만명 돌파에 이어 2020년 300만명, 2030년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민의를 대변하는 대구시의원 상당수도 개별적으로는 대구국제공항 이전에 대해 반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 일부 국회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통합 이전이 능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심지어 10일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은 대구시민의 여론수렴 과정조차 없이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대구시의 통합대구공항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주민투표 실시를 거론하기도 했다. 대구지역 한 국회의원도 “9천명에 달하는 종사자가 근무하는 K2를 옮기는 것은 심각하게 고민해볼 문제”라며 “무엇보다 대구국제공항이 이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민·군 공항 통합이전의 가장 큰 이유로 K2 인근 주민들의 소음피해를 꼽고 있다. 하지만 소음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동구와 북구 주민 상당수도 K2 또는 11전투비행단 이전에는 찬성하지만, 대구국제공항 이전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심지어 대구국제공항을 이전해야 한다면 지금의 K2 존치를 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K2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대구국제공항 존치에 대한 대구시의 고민을 주문하고 있다. ‘기부 대 양여 방식’ 이어서 무조건 안 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방법을 찾는 노력이라도 해보자는 것이다. K2만이라도 유치하겠다는 지자체가 아직 경북도 내에 존재한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국토부가 밀양 신공항 무산 이후 대구국제공항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대구시가 앞장서서 통합공항 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스스로 미리 포기하는 것으로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대구시가 주장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구국제공항 존치가 불가피하다면, 국방부 부지인 K2기지 내 활주로와 계류장 등을 국토부가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쳐볼 필요가 있다. 민간공항 건설은 국토부의 몫이기 때문에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K2가 추진되더라도 국토부는 이전 통합공항에 대한 전폭적인 국비 지원이나 현 대구국제공항 존치에 대한 재정 부담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대구시는 K2 부지를 매각해 7조2천500억원의 이전 통합대구공항 사업비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재원조달이 어렵게 될 경우 재정적 부담은 고스란히 대구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빠르게 추진되더라도 10년은 지나야 건설될 통합대구공항, 아니 통합경북공항을 권영진 대구시장은 얼마나 많이 이용할까.
임성수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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