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나는 누구인가 - 인간은 몸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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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09

박 소 경 호산대 총장
비교할데없이 복잡·정교한
인간의 뇌와 각각의 기관들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나
감사의 마음 갖는 것은 당연
새해 부활한듯 희망 품는다


잠을 청할 때는 오로지 호흡에 집중한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반복한다. 다른 모든 생각을 끊어버리고 호흡에만 집중한다. 잠도 잠이지만, 이런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다. 심장도 열심히 뛰고 있건만 호흡만큼 관찰되거나 느껴지지 않는다. 잠자는 동안 사지의 근육은 모처럼의 휴식을 취한다.

뇌도 어느 정도의 휴식에 들어가나 의식 없음과는 다르다. 인간의 정신활동인 의식이란 무엇인가. 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이렇게 말한다. “뇌 구조는 수백만 개의 활동 채널이 동시에 작동하는 엄청난 병렬 체계다. 의식은 단일한 흐름이 아니라, 온갖 지각과 사고와 정신 활동이 뇌 여러 곳에 분산되어 동시에 처리되는 병렬 과정이다. 소설을 쓰는 과정에 글을 쓰고 고쳐 쓰면서 편집 중인 여러 원고가 있듯 우리의 정신에도 입력된 내용에 여러 내용이 보태지고 고쳐지면서 계속 편집 중인 여러 원고가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세상에서 얻은 정보에 여러 해석과 편집이 가해진 산물이고, 뇌의 여러 곳에는 다양한 편집 단계에 있는 다양한 이야기 조각들의 여러 원고가 있다. 의식은 뇌에서 작동하는 수많은 메커니즘 속에 분산되어 있으며, 각각의 메커니즘은 수시로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든다.” 데닛의 설명은 과학적이고 철학적이며 문학적이기도 하다.

뇌의 ‘가소성’이란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은 의사이며 철학자였던 윌리엄 제임스다. 지난 1만 년 동안 호모 사피엔스가 이룬 엄청난 진보는 뇌의 가소성을 활용한 덕분이었다. 인간은 자신의 하드웨어의 역량을 증가시켜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개발해온 것이다. 가소성은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학습에서 페이지 분류기 역할을 하는 해마는 정신을 놓지 않는 한 세포분열을 한다. 학습된 모든 기억이 저장되어 있는 신경세포의 연접은 1천조 개, 지구를 400바퀴 돌 수 있는 길이다. 복잡함과 정교함의 면에서 인간의 뇌와 견줄만한 기계는 없으며, 이토록 경이로운 작품 또한 영원히 없을 것이다. 뇌에는 저차원의 본능 부분도 있다. ‘생존하라, 번식하라’밖에 모르는 본능의 뇌로 인해 인간은 무섭도록 이기적이 될 수 있다. 절제되지 않은 생명력만큼 무서운 게 어디 있겠는가. 다행히도 인간에겐 이성의 뇌가 있어 자기 자신을 다스리고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도 유지하게 만든다. 깊이 있게 사유할 수 있음도 뇌의 활동이다. 뇌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어떻게 지금의 나로 되어 왔는가를 말해준다.

다친 몸이 회복되는 것을 보면 생명의 힘이 드러난다. 어떤 이는 상처가 아무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뼈가 재생되는 것은 신기하다고 말한다. 뼈는 세포가 아닌 줄 안다. 팔다리, 손발의 움직임은 어떤가. 대상과의 거리와 무게와 크기에 따라 근육은 수축하면서 관절을 움직인다. 손은 빗도 되었다가 두 손바닥으로 컵을 만든다. 여성들은 목 뒤에서 작은 고리를 끼워 예쁜 목걸이를 하고, 발바닥은 자연 쿠션이 되어 온 몸을 보호한다. 몸은 소리 없이 자극과 반응으로 피드백을 한다. 체온과 혈압뿐 아니라 화학 물질과 호르몬, 자율신경계 등.

20세기 초 생리학자 월터 캐논은 ‘인체의 현명함은 항상성’이라 했다. 내 몸 안에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 감지기들과 몸 안과 밖의 모든 정보를 받아들여 생명을 이어가게 만드는 소중한 뇌가 있다. 몸에서 배울 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몸만큼 유연하고, 몸만큼 섬세하고, 몸만큼 귀한 게 어디 있을까. 호흡에만 집중하는 시간, 생명을 느껴보는 시간이다. 무한의 시간 나는 태어나지 않았고, 무한의 시간 동안 죽어 있을 나. 생명 그 자체에 감사함을 갖는 일은 너무나 당연하다.

해가 바뀜으로써 나는 다시 태어난 듯 새롭게 희망을 품는다. 1월을 한자권에서는 정월(正月)이라 한다. 바른 눈을 갖고, 바른 생각을 하자고 결심한다.
박소경 호산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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