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선택 전에 학생기질·학습성향 먼저 파악해야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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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09 07:46  |  수정 2017-01-09 07:46  |  발행일 2017-01-09 제16면
내게 맞는 학원 고르는 법
20170109
과도한 사교육은 학생의 학습능률을 오히려 저하시킬 수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사교육을 피할 수 없다면 적절히 활용할 것을 주문한다. <영남일보 DB>

국내 입시체제에서 학원은 필요악이다. 안 다녀도 된다면 이상적이지만 적잖은 학생들이 학원수강을 통해 부족한 공부를 보충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잘못된 학원 선택은 성적 향상에도 부정적이며 수동적 학습 습관을 갖게 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학생과 학부모는 학원을 선택하기 전에 학생의 기질, 생활습관, 학습 성향 등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사교육의 방식과 장단점을 정리했다.

스파르타식 학원 단기성과에 효과
타율·강압적 학습활동‘최대 문제’

아테네식, 자발적 공부 유도 장점
공부 습관 형성 안되면 효과 없어

스스로 생각하고 다지는 학습 중요


◆종합반

종합반은 전 과목을 묶어 학교처럼 가르친다. 이런 강좌는 기초실력이 부족하고 스스로 시간 관리를 잘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러 과목을 묶어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자신있는 과목도 같이 신청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특정 과목을 한 주에 한두 번 정도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수박 겉핥기식이 되기 쉽다. 단, 종합반 강의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파르타식과 아테네식

스파르타식 지도 방법을 선호하는 학원은 수강생들의 학습관리와 생활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계획한 만큼 반드시 성취하게 하는 소위 ‘완전학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체벌까지 한다. 이런 학원은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 많은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최대의 문제점은 모든 학습활동이 타율적이고 강압적이라는 점이다. 학습과 생활면에서 수동적 습관을 갖게 할 위험이 있다. 또 창의력과 상상력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정적 요소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열심히 하다가 곧 시들해지는 학생의 상당수가 이런 지도 방법 때문에 공부에 염증을 느끼게 된 경우가 많다.

아테네식 학원은 가능한 한 학생이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도록 유도한다. 상위권 학생들이 이런 학원을 선호한다. 그러나 자칫하면 학원과 학생 모두가 나태함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 구체적 학습 목표를 따라가면서도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공부하는 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학생에겐 별로 효과가 없을 수도 있으므로 학생 자신과 학부모는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그룹지도와 개인지도

많은 학원들이 소수정예를 표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맨투맨식으로 철저하게 지도해 준다는 공부방 형태의 그룹지도가 과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강의 내용과 학생 관리는 다수를 상대로 하는 강의와 별 차이가 없으면서 수강료만 비싼 것이 문제다. 상당수 학원들이 강의의 질적 차이는 없으면서 단순히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그룹지도와 개인지도 반을 만들어 고가의 수강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학원 종사자들도 “고가의 개인지도가 그만큼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개인지도로 피해를 입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예상외로 많다. 개인지도는 고액 과외가 많기 때문에 피해를 입어도 공개적으로 하소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영향력 있는 학부모를 동원해 허위 과대 선전을 하는 사람들을 주의해야 하며, 지역의 유명 인사나 여러 학교의 우수 학생을 들먹이며 자기가 지도했다고 과시하는 사람도 경계해야 한다.

윤일현 지성학원 진학실장은 “강사의 말을 듣기만 하는‘학원 수업’으로는 최고의 단계에 올라갈 수 없다. 스스로 생각하고 다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지성학원

#사례1 A군은 올해 고3이 된다. 초등학교 때는 계속 전교 1등을 했고 중학교 때는 전교 3등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 그러나 최근엔 자연계 20등 전후여서 희망하는 의과 대학에 들어가기가 어렵게 됐다. 왜 성적이 떨어졌을까.

담임 교사는 “과외와 학원 수강이 지나쳐서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이 말살되고 만성피로가 겹쳐 학습의 생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A군은 어머니가 극성인 편이어서 잠시도 여유가 없다. 월요일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과외를 받거나 학원에 가야 한다. 저학년 때는 반복적으로 문제풀이 훈련을 한 것이 바로 성적으로 반영되었다. A군은 “문제를 얼핏 보면 아는 것 같은데 풀어보면 안 된다”고 호소한다. 이는 학원 수강이 지나친 학생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례2 D양은 수도권 명문 사립대 경영학과 1학년이다. 초중고 때 주변 친구들보다 훨씬 학원에 덜 다녔다. D양의 아버지는 고1·2학년 때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일요일에는 학원에 가지 못하게 했다. 그 대신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게 했다. 평일에 학원에 가더라도 국영수를 한꺼번에 다 듣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D양은 우선 필요한 것부터 한 과목씩 들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겨울방학 동안 집중적으로 학원에 다녔다. 한 번도 개인 과외를 받아본 적이 없다. 비슷한 수준의 학생끼리 서로 경쟁하며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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