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교의 직론직설] 혁신 대통령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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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06   |  발행일 2017-01-06 제22면   |  수정 2017-01-06
20170106
바른정책연구원 원장, 정치평론가

변화의 열망은 시대정신
사회 패러다임을 바꾸고
무너진 공동체 세우는데
올해 대선이 절호의 기회
변혁적 리더를 기대한다


미국 7대 대통령을 지낸 앤드루 잭슨은 개혁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 1829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잭슨은 귀족 중심의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고 서민 민주주의를 확립했다. 독립한 후 반세기가 지나면서 정치와 경제는 남부의 대농장 소유주와 동부의 상공업자들이 장악했다. 워싱턴의 연방 정부도 관료 중심으로 기득권이 강고하게 형성되었다. 새롭게 편입된 서부 지역 주민과 서민들의 권리는 배제되었다. 정치인 선출은 간부회의에서 결정되었고 일반 당원들은 소외되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했다. 서부의 사나이 잭슨은 최초의 서민 출신 대통령이었다. 일반 시민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 개혁에 나섰다. 연방 의회의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 정부로 이전했다.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엽관제(spoil system)를 도입해 정부 고위직 공무원의 20%를 교체했다. 중앙 정부 예산도 줄였다. 국민의 보통 투표권을 확보하고, 공직 후보 선출권을 일반 당원들에게 돌려주었다. 대중 민주주의 강화로 미국은 통합력을 발휘했다. 잭슨 민주주의시대가 활짝 열렸다.

최순실 사태로 인해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났다.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권력의 사적 운용, 정치 권력과 재벌 금권의 유착, 행정부의 무사안일, 교육의 불공정, 검찰과 법조계 비리, 편향적인 문화예술 정책 등 총체적 부정부패 구조가 드러났다. 그동안 정치권은 정의, 공정, 공생, 민주화, 선진화를 부르짖었지만 그들 자체가 비리의 주범이요 울타리 역할을 했다. 국민은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가며 노력하는데, 기득권층은 쉽게 성공을 구가했다.

올해 대선이 있을 예정이다. 우리 사회를 혁신할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다. 썩은 것은 도려내고 굽은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비상시국에 치러지는 대선이기에 더 큰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 앙시앵 레짐을 청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과감하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맑고 깨끗한 영혼을 소유한 사심없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킬 애국심이 있는지,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의 생존과 국익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소통과 배려의 21세기 리더십 덕목에 유능한 국가경영능력을 소유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를 분석해 보면 대선 연관어로 ‘개헌’과 ‘트럼프’가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 개헌은 국가 운영의 기본 시스템을 개혁하는 일이다. 지난 30년간 국내외 환경도 변화했고 국민의 삶과 의식 수준도 높아졌다. 하지만 제도는 과거의 것 그대로다. 특히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은 극명하게 드러났다. 최근의 대통령 여섯 분 모두 실패한 대통령으로 끝났다. 대통령들의 친인척 혹은 동업자들은 줄줄이 감옥에 갔다. 권력 분산, 민주적 국정운영, 투명한 시스템 구축, 국민 기본권 향상이 개헌을 통해 추진해야 할 시대적 과제로 떠올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많이 언급되는 것은 다소 의외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혐오감을 불러일으킨 막말과 인종 배제정책에 가려 그의 진면목을 놓쳤다. 그의 저서 ‘좌절된 미국’에는 낡은 미국을 위대한 미국으로 바꾸겠다는 진정성이 배어 있다. 트럼프의 당선은 정치 개혁과 경제 부흥은 워싱턴 기득권에 맡길 수 없다는 유권자들의 결단이었다. 트럼프의 개혁은 앤드루 잭슨의 재탄생으로 비유되고 있다.

개헌과 트럼프로 상징되는 변화 욕구는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자, 국민민주주의 시대를 여는 키워드다. 웬만한 지도자가 있었다면 공동체 붕괴의 기미를 미리 알아차렸어야 한다. 리더십 부재요, 불감과 무능이 만연했다. 지도자는 명찰추호(明察秋毫)해야 한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극히 작은 일까지 살펴서 그 의미를 읽어내고 미리 대처해야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불행 중 다행이다. 무너진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고, 대한민국 공동체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자유와 평등, 민주와 법치, 공정과 배려의 융합적 가치를 바로세울 변혁적 리더, 혁신적 대통령을 기대해본다. 바른정책연구원 원장,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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