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이순재와 이화여대 교수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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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06   |  발행일 2017-01-06 제22면   |  수정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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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순재(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배우 이순재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아이돌이나 여배우가 아니고선 포털 실검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5일 하루 동안 ‘이순재’라는 검색어는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이순재가 관심을 끈 것은 지난 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현 시국을 연상시키는, 사이다처럼 시원한 입담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이순재는 대학교에서 후배 연기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제자로 맞은 연예인들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대표적인 제자로 배우 한지혜를 언급하면서 한지혜에게 무조건 C학점을 줬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당시 이순재가 진행했던 수업은 연극수업이었고, 주 6일 연습에 모두 참여해야 했지만 한지혜는 드라마에 출연 중이었기에 연습에 참석하기 어려웠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C학점을 준 것이다.

이순재는 다른 연예인도 언급했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서 수업에도 제대로 안 와서 D학점을 줬더니 B학점을 요구해 “야, 이 도둑놈아”라고 질책했다고 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존경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참어른이시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라고 이순재에 대한 응원글을 남기는가 하면 “형평성! 교수님의 마인드가 이 정도는 돼야지. 이대 교수님들 들었쥬?” “이화여대 교수들 보고 있냐”라면서 공정치 못한 학점특혜로 수의(囚衣)를 입고 있는 이화여대 교수들에게 일침을 놓았다.

우리 사회는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유별나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단이 무너진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매 맞는 선생님이 생기는 일까지 있다. 물론 가정교육을 바로 하지 못한 부모에게도 그 책임이 있지만, 스승 같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반감도 없지 않다.

‘스승님’이라는 깍듯한 극존칭은 받지 않더라도,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더라도, ‘우리 선생님’이라는 말이 학생들에게서 나올 수 있으려면 선생도 선생다워야 하지 않을까?

선생이 정권의 눈치나 보고, 가진 자를 위해 일한다면 이 나라가 갈 길은 뻔하다. 망하는 것밖에 없다.

전영 뉴미디어본부장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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