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빛낸 그대에게 ‘엄지척’

  • 조진범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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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31   |  발행일 2016-12-31 제20면   |  수정 2016-12-31
■ 대구·경북 스포츠 연말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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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대구·경북 스포츠계에 태풍이 몰아친 한 해였다. 특히 프로스포츠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라이온즈는 ‘야구 도시’ 대구의 명예를 떨어뜨렸다. 정규리그 9위로 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헤매던 대구FC는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전국체전에서도 명암이 두드러졌다. 대구는 제자리걸음에 그쳤고, 경북은 종합 4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리우올림픽에서 대구·경북 양궁 전사들의 활약은 국민들을 열광시켰다. 삼성라이온즈의 이승엽은 한일 통산 600홈런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조진범·명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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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리우 별이 된 전사들

대구·경북의 힘은 지구 반대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강타했다. 지난 8월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리우올림픽에서 대구·경북 출신의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양궁 싹쓸이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경주 출신으로 안동대를 나온 구본찬은 남자 양궁 단체전과 개인전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한국 남자 양궁 사상 최초였다. 여자 양궁에서는 대구 계명대 출신의 장혜진이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대구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소속의 이대훈은 남자 태권도 6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경북개발공사 소속의 ‘주부역사’ 윤진희는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해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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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이승엽 한일통산 600홈런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은 올 시즌 또 하나의 신화를 완성했다. ‘한일통산 600홈런’이다. 600홈런은 라팍에서 나왔다.

이승엽은 지난 9월14일 라팍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한화 우완 이재우를 상대로 시즌 25호이자 한일통산 600호 홈런을 터뜨렸다. 600홈런은 산술적으로 따졌을 경우 매년 홈런 30개씩을 20년 동안 쉬지 않고 때려야 도달할 수 있는 경지다.

20년 동안 프로무대에서 뛰는 것조차 힘든 일인데, 이승엽은 그 긴 세월 동안 철저한 몸관리로 예리한 타격기술과 장타력을 유지해 왔다.

이승엽은 올 시즌 타율 0.303 27홈런 164안타 118타점으로 만 40세라는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삼성의 반등과 함께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나고 싶다”고 밝힌 이승엽의 마지막 꿈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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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대구FC, 마침내 클래식에

운과 실력이 합쳐진 결과였다. 지난해부터 챌린지 강호로 떠올랐던 대구FC는 승격의 꿈을 이뤘다. 내년 1부리그인 클래식에 도전한다. 우여곡절이 있었고, 운도 따랐다. 대구는 올 시즌 중반 이영진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면서 손현준 감독대행 체제로 맞섰다. 손 감독대행은 한국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조광래 대표이사의 ‘조언’을 받으면서 선수단을 추슬렀고 끝내 승격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뒷심 부족에 땅을 쳤던 대구는 막판까지 힘을 잃지 않았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며 자력으로 클래식에 올라갔다. 선두 안산무궁화축구단이 시민구단 창단으로 승격 자격을 잃은 것도 대구가 승격하게 된 배경이다. 대구는 안산의 도움(?)으로 챌린지 2위임에도 클래식에 직행했다.

대구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4년 만에 클래식 무대를 밟게 된 대구는 일단 살아남는 게 관건이다. 대행 꼬리표를 떼고 클래식 감독으로 공식 데뷔하는 손현준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는다. 대구 돌풍의 원천으로 불리는 조광래 대표이사의 마법이 클래식에서도 통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④ 전국체전 엇갈린 행보

올해 대구와 경북의 엘리트 체육은 사뭇 달랐다. 특히 전국체전에서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대구는 13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3년 연속 13위에 머물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대구체고를 비롯한 고등부의 부진이 아쉬웠다. 대구 고등부는 전국체전에서 최근 10년 동안 가장 저조한 14위를 기록했다. 반면 경북은 ‘대박’을 터뜨렸다.

역대 최다인 8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경남도를 제치고 종합 4위를 달성했다. 전국체전 수영에서 한국신기록을 4개나 작성한 경북도청 소속의 김서영은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경북은 또 인도네시아에서 스포츠 한류를 일으키며 경북 체육의 위상을 높였다.

경북과 체육교류협력 양해각서를 채결한 인도네시아 서자바주는 55년 만에 자국 전국체전에서 우승했다. 경북은 서자바주에 지도자를 파견하는 등 서자바주의 우승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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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명암

올 초 지역 스포츠계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벤트는 단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 개장. 삼성 라이온즈는 34년간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라팍으로 둥지를 옮겨 역사의 새 페이지를 열었다.

라팍은 구름관중을 몰고 왔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누적관객수 85만1천417명을 기록했고, 경기당 평균관객수는 1만1천825명을 찍었다. 지난해 시민야구장의 누적관객수(52만4천971명)와 경기당 평균관객수(7천291명)와 비교하면 무려 62.2%나 증가한 것이다. 최다 수용인원이 2만4천명인 라팍에서 올 시즌 5번의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작 선수단은 예상치 못한 ‘새집증후군(새로 지은 건물 안에서 거주자들이 느끼는 건강상 문제 및 불쾌감을 이르는 용어)’에 시달렸다. 도박 파문과 외국인농사 흉작, 주전들의 줄부상에 신음했다. 홈승률(31승35패·4할7푼)도 5할에 못 미쳤다. 당연히 정규리그 성적이 좋을 리 없었고, 역대 최악의 성적인 65승78패1무를 기록한 삼성은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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