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대결] 로그 원:스타워즈 스토리·루돌프와 많이있어

  • 김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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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30   |  발행일 2016-12-30 제42면   |  수정 2016-12-30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스타워즈’ 이름값하는 번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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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군이 장악한 우주. 반군 소속인 진(펠리시티 존스)은 적의 대량 살상 무기인 데스 스타 개발에 아버지가 긴밀하게 참여해 약점을 심어놓은 사실을 알게 된다. 데스 스타는 단숨에 행성 하나를 파괴해 버리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지닌 적의 최종 병기로, 이것이 완성되기 전 설계도를 훔쳐내야 하는 임무를 진과 그녀를 중심으로 뭉친 ‘로그 원’이 떠맡게 된다.

이번 작전의 성공 확률은 고작 2.4%. 생사도 모르는 아버지에 얽힌 비밀을 밝히려는 진을 비롯해 유능한 정보 요원 카시안(디에고 루나), 두 눈이 멀었지만 탁월한 무술 실력을 지닌 치루트(견자단), 전투 베테랑 베이즈(강문), 파일럿 보디(리즈 아메드), 시니컬한 드로이드(인간 형태의 로봇) K-2SO까지 합류, 거대한 전쟁을 끝낼 ‘로그 원’이 이끄는 가장 비밀스러운 작전이 시작된다.


전혀 새로운 캐릭터·스토리…시리즈 첫 스핀오프
제국군 무기 ‘데스 스타’ 설계도 탈취작전 담아내
리얼한 전투신·다양한 국적 배우 합류로 재미 더해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스핀오프(기존 작품의 모티브에서 확장시킨 일종의 번외편)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1977년 첫선을 보인 이래 2014년까지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예전 작품을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와 이야기로 구성돼 처음 스타워즈를 만나는 관객들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주인공 진의 탄생부터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하는 ‘로그 원’의 반란까지 기존 시리즈와 전혀 다른 한 편의 스토리로 완결되는 작품이다.

이번 영화는 지금까지의 시리즈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초대형 지상 전투전은 물론 지상과 해변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전쟁신을 선보인다. 또한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거리를 전진하는 스톰트루퍼(제국군의 주력 지상군 보병 부대)의 변화는 우주 공간뿐 아니라 현실감 넘치는 육상전으로 무대를 넓혀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위용을 드러낸다.

영화 ‘몬스터즈’(2010), ‘고질라’(2014)의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핸드헬드(사람이 카메라를 직접 들고 찍는) 기법으로 대형 폭발신을 초근접 촬영해 거대한 지상 전투 액션을 역동적으로 살려냈다.

영화에는 다양한 국가 출신 배우들이 등장한다.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2014), ‘인페르노’(2016)에 출연했던 영국 출신 배우 펠리시티 존스가 ‘로그 원’ 팀을 이끌며 데스 스타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강인한 여전사로 분했다. 반란군의 정보 요원 카시안 역은 ‘터미널’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 거장 감독들과의 작업으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멕시코 출신 배우 디에고 루나가 맡았다. ‘도화선’, ‘엽문’ 시리즈, ‘용호문’ 등으로 홍콩의 대표적인 액션 스타로 자리매김한 견자단은 화력한 무술 실력을 지닌 치루트를 연기해 액션의 리얼함을 더했다. 치루트와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그를 존중하며 함께 다니는 인물로, 각종 무기로 중무장한 전투 베테랑 베이즈역은 중국 배우 강문이 연기한다.

이번 영화에는 스톰트루퍼 외 또 다른 위협적인 존재가 등장한다. 제국군 국장 크레닉을 경호하는 블랙 의상을 입은 엘리트 전사 그룹인 데스트루퍼로, 이들은 적을 조준하면 정확히 맞춰 쓰러뜨리는 무시무시함을 지녔다.

영화는 16일 북미와 영국, 독일 등에서 먼저 개봉해 현재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와 같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르 : 어드벤처·판타지·SF,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34분)


루돌프와 많이있어
집고양이와 길고양이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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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후현의 작은 마을에서 주인 리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호기심 많은 까만 고양이 ‘루돌프’. 루돌프는 항상 자신을 혼자 두고 외출하는 리에를 따라 바깥 세상을 구경하고 싶어하던 어느 날 우연히 열린 대문 틈으로 집을 나가게 된다. 생선가게에서 빙어를 훔치다가 주인에게 쫓기게 되자 급한 김에 올라탄 트럭이 먼 길을 달려 대도시 도쿄에 도착하고, 루돌프는 그곳에서 큰 덩치에 힘이 센 얼룩무늬 길고양이 ‘많이있어’를 만난다.

‘많이있어’는 길냥이인 탓에 ‘보스’ ‘덩치’ ‘호야’ ‘외톨이’ 등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모두 다른 이름으로 불려 ‘많이있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많이있어’는 동네 길고양이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통할 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먹을거리를 주는 동네 사람들에게 애교를 부리는 반전 매력을 드러낸다. 또 하나부터 열까지 쉽지 않은 길냥이 생활을 시작하게 된 루돌프에게 “길고양이는 게으름 피우면 굶어 죽기 딱 좋다”라며 자신만이 알고 있는 은밀한 노하우를 알려준다. 결정적으로 ‘많이있어’는 인간의 글을 읽을 줄 알고, ‘Boys, Be ambitious!’(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와 같은 영어 명언은 물론 루돌프의 이름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제 루돌프 1세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알 만큼 뛰어난 교양을 지니고 있다.


1987년 출간 日 사이토 히로시의 동명 동화가 원작
호기심 많은 집냥이 루돌프-글 읽는 길냥이 많이있어
두 고양이 함께 세상 배워가는 과정 美·日 공동제작



‘많이있어’와의 즐거운 한때도 잠시, 주인이 그리운 루돌프는 ‘부치’ ‘미샤’ 등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388㎞나 떨어져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미국과 일본 제작진이 공동으로 참여한 애니메이션 ‘루돌프와 많이있어’는 일본에서 1987년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누적 판매 100만부를 기록하고 있는 사이토 히로시 작가의 동명의 동화가 원작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다 우연히 만난 두 고양이가 함께 세상을 배워나가며 우정을 나누는 과정이 앙증맞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원작 도서 2종이 새롭게 출간되기도 했다. 의젓한 두 고양이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 구성된 원작 동화는 철부지 호기심쟁이 루돌프의 성장기와 다른 동물 친구들과의 우정,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특별한 모험을 그려내며 일본 도서관협회 공식 지정 도서로 선정될 만큼 교육적 가치도 인정받았다.

TV시리즈 ‘톰과 제리’, 영화 ‘가필드’ ‘장화신은 고양이’ 등 고양이 캐릭터는 오래 전부터 인기 애니메이션 작품 속 주인공으로 자리잡아왔다. ‘루돌프와 많이있어’는 최근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길고양이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모든 것을 경계하는 고양이 특유의 성격과 정반대되는 친화력을 가진 ‘부치’와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암고양이 ‘미샤’ 등 다채로운 매력의 길냥이 캐릭터가 등장해 흥미를 유발한다.

‘많이있어’가 가진 교양은 교훈적 의미로 자주 쓰인다. 극중 급식소 아주머니가 루돌프를 보고 “검은 고양이는 재수가 없어”라고 하자 ‘많이있어’는 루돌프에게 “검은 고양이가 재수 없다는 건 다 미신이야. 그런 미신 따위를 믿는다는 건 교양이 없다는 증거지”라고 말한다. 또 루돌프가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어 우울해하자 ‘많이있어’는 “절망은 어리석은 자나 하는 말이야”라는 영국의 정치가 벤자민 디즈레일리의 명언을 말해주며 격려한다. 고양이들의 세계를 통해 인간 사회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은 TV시리즈 ‘은하철도999’로 데뷔한 유야마 구니히코, 영화 ‘파이널 판타지: 더 스피릿 위드인’의 사카키바라 모토노리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목소리 연기는 성우 김율(루돌프), 신용우(많이있어), 홍범기(부치) 등이 맡았다. 연말연시 가족끼리 보기에 안성맞춤인 애니메이션이다. (장르 : 애니메이션·어드벤처, 등급 :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 89분)

김명은기자 dra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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