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선구자의 땅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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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7   |  발행일 2016-12-27 제31면   |  수정 2016-12-27
[CEO 칼럼] 선구자의 땅을 아시나요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지난 16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경기도 고양시 중·고·대학생 55명이 ‘2016 차세대 글로벌리더 네트워크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중국, 러시아를 탐방하고 돌아왔다. 이 프로젝트에 필자는 기관 섭외 및 인솔자로서 동행했다.

탐방팀은 첫째날 연길에 도착한 후 연변과기대(총장 김진경)를 방문해 재학생 300명과 함께 고양시 최성 시장의 ‘21세기 비전특강’을 경청하는 것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둘째날 연변박물관을 방문한 다음 용정으로 이동해 윤동주 생가, 모교 등 유적을 둘러본 후 가곡 ‘선구자’에 등장하는 일송정, 해란강 등 한민족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았다. 셋째날 도문으로 이동해 두만강변에서 건너편에 있는 북한 남양시를 관찰하고, 두만강을 따라 혼춘으로 이동해 북·중·러 3국의 국경이 맞닿는 방천(防川) 전망대에 올라 두만강 삼각주를 한눈에 조망하는 특별한 체험을 했다.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한국에서 세운 혼춘포스코현대물류단지를 견학한 다음 GTI(광역두만강개발계획) 사무실에 들러 두만강삼각주 3국합작관광특구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넷째날 중국-러시아 국경 관문인 장영자세관을 통과한 후 크라스키노로 이동하여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인 녹둔도와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비를 살펴보았다. 특히 이곳은 많은 우국지사들이 운집하여 독립의병들을 훈련시킨 장소로 유명하다. 다섯째날 오전에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안에 있는 극동연방대를 방문하여 한국어를 전공하는 러시아 학생들과 함께 교정을 돌아보며 친밀한 교제를 나눴다. 이후 오후에 우수리스크로 이동하여 고려인 문화센터 박물관, 최재형 선생 생가 등을 돌아보고 다음날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통일 한반도의 주역이 될 차세대 학생들에게 한국사의 유적을 체험하고, 독립운동 현장과 독립운동가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반도 역사와 국제 정치사의 의미 깊은 흔적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다. 필자는 ‘동북아공동체와 한반도 통일의 상호작용’에 관한 특강을 통해 청소년들과 교감했다. 한반도가 동북아시대의 중심축 국가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임을 역설하고, 북·중·러 3국 접경지역인 두만강 유역과 연해주를 잇는 이 지역이 동북아시대 새로운 역사발전의 기반을 형성할 최적지가 될 것이라는 비전을 나눴다. 특히 이 지역은 고려인 강제이주, 일제의 강제노역 동원, 항일투쟁의 본거지가 되면서 역사의 암흑기를 지나는 과정에 필설로 다할 수 없는 고난의 세월을 겪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볼 때 과거 고구려와 발해의 영토가 된 이래 한국사의 북방요충지역으로 그 명운을 함께해 왔고, 이후 우리 선조들이 변경을 개척하고 주권을 지키는 가운데 민족정신을 연마하고 창출한 선구자들을 배출한 땅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선구자들의 꿈이 서려 있는 땅이다.

통일신라뿐 아니라 일본과도 교역이 왕성했던 이곳, 발해 땅은 그 당시 환동해권의 중심지였을 뿐만 아니라 오늘에 이르러 중·러·한·일·몽골 등 동북아 여러 국가의 기술과 자본, 인력과 자원이 밀접하게 유통되는 다국가 간 경제발전 및 국제협력을 이끌어내기에 가장 좋은 입지이다. 때마침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동북3성 발전을 위한 창지투선도구개발계획, 러시아 푸틴정부의 신동방정책에 따른 극동개발계획과 맞물려 그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또한 한반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접경지이기에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연합의 꿈을 동시다발적으로 펼쳐갈 수 있는 한민족 부흥의 최대 전략적 요충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이 지역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이끌어가는 동북아(환동해권) 경제협력 및 물류유통의 중심지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이런 중차대한 정세 변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고대 한민족 역사의 땅을 차세대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로 확장해가는 과정에 이에 접속되어 있는 한반도가 마침내 남북통일의 고지까지 탈환함으로써 세계역사 앞에 21세기형 선구자의 땅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고양시 차세대 학생들과 동행한 이번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일깨우는 각성제가 되었다.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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