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비만·당뇨환자, 혈압관리 핵심은 ‘염분’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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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7 07:48  |  수정 2016-12-27 07:48  |  발행일 2016-12-27 제19면
20161227

한국인 김치·라면 등 짠 음식 즐겨
하루 소금 섭취 WHO 권고량의 2배
60세 넘으면 절반 이상 고혈압 앓아

싱겁게 먹는 에스키모인 고혈압 적어
어릴 때부터 염분 조절 습관 가져야


생활습관의 서구화와 노령화에 따라 국내에서도 심혈관 질환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심혈관 질환에 대한 예방적 조치가 향후 평균수명의 연장과 삶의 질 향상, 의료비의 억제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강조된다.

특히 뇌졸중, 심근경색증, 심부전증, 말초혈관 질환과 같은 각종 혈관 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가장 큰 위험요소인 고혈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0세 이상 한국인 남성의 3분의 1, 여성의 4분의 1이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60세 이상인 경우에는 절반을 넘는다. 그러나 이들 중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소금(염분)은 인간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 성분 중 하나로 염화나트륨 (NaCl)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소금 섭취량이 많은 일본 북부지역은 고혈압의 유병률이 아주 높지만, 소금 섭취량이 적은 에스키모인들은 고혈압의 발병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다. 핀란드의 한 연구에서는 관상동맥, 기타 심혈관계 질환 및 이로 인한 사망률이 다른 위험요소와는 무관하게 24시간 소변 나트륨 배설량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했다.

미국의 ‘고혈압 예방 연구’ 자료에서도 염분의 제한이 혈압을 낮게 하고 심혈관계 증상 발현을 25%나 감소시켰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염분 섭취와 고혈압 간의 상관관계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염분에 대한 감수성을 가진 경우에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고령자, 비만한 사람, 당뇨병 환자, 면역 억제제(칼시뉴린 억제제) 사용자, 만성 콩팥병 환자 등에서 이러한 염분 감수성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염분 감수성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심방 나트륨 이뇨성 인자, 프로스타글란딘 등의 농도 차이나 유전적 기전, 노르에피네프린의 증가 등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하루 5g 미만의 소금(나트륨으로 2천㎎) 섭취를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고혈압협회에서도 하루 6g 미만의 소금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에 2세 이상의 국민 9천264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국민 1인당 소금 하루 섭취량이 11.8g으로, 세계보건기구 권고치의 2배 이상임이 확인됐다.

이 연구에서는 특히 소금 섭취의 가장 중요한 음식(또는 음식 재료) 다섯 가지로 김치, 소금, 간장, 된장, 라면이 선정되어 우리 국민이 즐겨 먹는 음식이나 양념에서 소금 함량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가공된 음식과 국물이 포함된 음식의 소금 함량이 높았는데, 짬뽕의 경우 한 그릇에 포함된 소금의 양이 10g으로 세계보건기구 권고치의 2일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염분에 대한 감수성은 소아에서도 밝혀져 있다. 6~15세 중국 소아 4천623명을 대상으로 18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염분에 대한 감수성이 있는 소아는 이후 고혈압의 발생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았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염분 감수성의 적용은 성인뿐 아니라 소아에서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실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에서 진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천235명의 미국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미국 소아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3천387 ㎎으로, 나트륨 섭취량은 수축기 혈압과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 고혈압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며 이러한 경향은 과체중을 가진 소아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어린 영아기에 소금이 많이 포함된 음식에 노출되면 성장기 이후 짠 음식을 찾는 미각을 가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소아청소년기의 적절한 염분 제한은 추후 성인 고혈압의 발병 빈도를 줄일 수 있는 필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국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이를 교육하고 실천하기 위한 의료계 및 관련 기관의 노력이 절실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조민현 경북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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