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대구 범어대성당 내 드망즈 갤러리에서는 초대전으로 정미연 작가의 ‘하느님의 시간, 인간의 시간’ 전시와 ‘에밀 타케 신부님을 만나다’라는 또 다른 주제의 전시가 함께 오픈했다. 프랑스 선교사로 1989년 우리나라에 와 제주도에서 왕벚나무 자생지를 발견하는 등 식물학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대구 성유스티노신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한 에밀 타케 신부를 조명하는 전시다.
정미연 작가는 가톨릭 재단인 대구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전신) 회화과를 졸업했는데 에밀 타케 신부의 존재를 최근 알게 되면서 자료사진 두 장만으로 에밀 타케 신부와 관련된 30여점의 작품을 완성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서양화가 정미연씨는 성화 작가로 올 들어 국내외 순회전시 중인 ‘하느님의 시간, 인간의 시간’이라는 주제의 전시와 에밀 타케 전시를 최근 봉헌된 주교좌 대구범어대성당에서 함께 가져 더욱 의미가 깊다. ‘하느님의 시간, 인간의 시간’ 전시는 정 작가가 지난 한 해 동안 매주 평화신문 등에 연재했던 성화 100여점의 원화를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사도의 자취를 밟은 작품 등 200여점을 선보이는데 전시는 내년 1월12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오픈식에는 천주교대구대교구청 조환길 대주교, 박동준 이상화기념사업회 회장, 이동우 경주엑스포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정 작가의 남편인 박대성 화백, 공재성 대구MBC 국장과 천주교 신자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에밀 타케 통합 기념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정홍규 신부(대구가톨릭대 사회적경제대학원 원장)는 2년 넘는 기간 에밀 타케 신부에 대한 많은 업적을 찾아내고 재조명 작업을 활발히 벌였다. 영남대 박선주 교수의 참여로 대구 중구 남산동 대구대교구내 왕벚나무는 에밀 타케 신부가 심은 것임을 유적적으로 확인했고, 국내에서 식물학자로서의 업적도 실체에 접근하고 있다. 정 신부는 앞으로 성유스티노신학교에 에밀 타케 신부의 박물관을 만들고, 왕벚나무가 있는 대구대교구청 내에 식물원(가든)을 조성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동안 많은 성과를 이루었지만 제대로 된 에밀 타케 신부 재조명을 위해서는 민과 관의 물심양면 지원이 절실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박종문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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